[토크박스] “상대가 계속 왼손이네…” KT 방망이 과제는 ‘좌완포비아’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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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을 조정하고 싶어도… 오늘은 왼손 투수가 상대라서요.”

 

프로야구 선두를 달리는 KT에도 고민은 있다. 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지만, 왼손 투수 앞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한다. KT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SS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또 한 번 좌완 선발을 마주했다.

 

상대 선발은 김건우다. 올 시즌 7차례 등판해 4승0패 평균자책점 3.75(36이닝 15자책점)를 기록했다. KT 입장에선 껄끄러운 상대가 될 터.

 

사실 팀의 전반 모양새만 보면 흠잡을 데가 많지 않다. KT는 36경기에서 팀 타율 0.279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라 있다. 득점권 타율도 0.280으로 안정적이다. 최원준과 김현수, 샘 힐리어드, 김상수 등이 고르게 힘을 보태면서 선두 질주의 원동력을 만들었다.

 

문제는 좌투수 상대 성적이다. KT의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0.238로 리그 최하위다. 우투수 상대 타율 0.295와 차이가 크다. 팀 전체 타격 지표는 리그 최상단에 있지만, 상대 마운드가 왼손으로 바뀌면 방망이 온도가 눈에 띄게 내려간다는 의미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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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 운용에도 일정 부분 제약이 생긴다. 이날 KT는 김민혁(좌익수)-최원준(우익수)-김현수(1루수)-장성우(지명타자)-힐리어드(중견수)-김상수(2루수)-허경민(3루수)-한승택(포수)-이강민(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최근 타격 흐름이 좋지 않은 장성우에게 숨을 고를 시간(뒷 타순)을 줄 수도 있지만, 단순히 순번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힐리어드를 4번으로 올릴 경우 1번부터 4번까지 왼손 타자가 줄줄이 배치된다. 상대 좌완과의 상성을 고려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강철 KT 감독도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타순을 앞뒤로 바꿔본다든가 미세하게 조정을 하려고 해도 왼손 투수를 계속 만나는 일정이더라. 왼손들을 많이 만난다”며 “주말 한화와의 시리즈에서도 왼손 투수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눈앞에 놓인 일정이 만만치 않다. 주중 SSG 3연전 마지막 경기에는 앤서니 베니지아노 등판이 예상된다. 이어지는 주말 한화 3연전에서도 15일 왕옌청, 17일 류현진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KT 입장에선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좌완 상대 약점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다. 전체 타율 1위의 방망이가 왼손 투수 앞에서도 호쾌한 위력을 뽐낼 수 있을지, 다음 과제가 선명해졌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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