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심사위원장 박찬욱→경쟁 진출 나홍진…한국 영화, 칸에서 다시 비상

영화 '호프' 스틸컷
영화 '호프' 스틸컷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인 칸국제영화제가 13일 오전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난해 단 한 편의 공식 초청작도 배출하지 못했던 한국 영화는 올해 3편의 작품을 앞세워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영화의 심장, 칸

 

칸국제영화제는 1946년 창설된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로, 매년 5월 프랑스 코트다쥐르의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베를린·베네치아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지만 규모와 영향력, 화제성에서는 칸이 단연 으뜸이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영화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트로피 중 하나로 통한다. 올해 제79회를 맞은 칸영화제는 오는 23일까지 11일간 팔레 데 페스티발을 중심으로 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주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등 다양한 섹션에서 세계 각국의 영화를 선보인다.

 

◆나홍진 호프 경쟁 부문 진출…800억 대작의 도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작품은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이다. ‘호프’는 이번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21편의 후보작과 경쟁한다.

 

‘호프’는 약 8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SF 판타지 대작이다. 비무장지대의 호포항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면서 마을 사람들이 겪게 되는 비극을 그렸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함께 출연해 완성도를 높였다.

 

만약 ‘호프’가 수상하게 되면 한국 영화·영화인이 칸에서 거머쥐는 9번째 상이 된다. 한국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감독상)을 시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4·심사위원대상), 전도연(2007·여우주연상), 박찬욱 감독의 ‘박쥐’(2009·심사위원상), 이창동 감독의 ‘시’(2010·각본상),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황금종려상),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감독상), 송강호(2022·남우주연상)로 이어지는 수상 계보를 이어왔다.

 

나홍진 감독은 데뷔작 ‘추격자’(2008)부터 이번 호프까지 연출작 4편 전부가 칸에 초청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호프’는 오는 17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출연 배우들은 레드카펫과 기자회견에 참석해 전 세계 취재진을 만날 예정이다.

 

◆‘군체’ 전지현·구교환도 간다

 

배우 고수, 김신록, 신현빈,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왼쪽부터)이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군체(감독 연상호)'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배우 고수, 김신록, 신현빈,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왼쪽부터)이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군체(감독 연상호)'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오는 15일 자정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으로 공개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생존자들이 감염자에 맞서는 스릴러다. 연 감독을 비롯해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이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다. 연 감독의 칸 나들이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2·감독주간), ‘부산행’(2016·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반도’(2020·공식 상영작)에 이은 인연이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감독주간 초청작이다.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도연과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세 차례 수상한 안도 사쿠라가 상처 입은 두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박찬욱 감독,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장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에 임명된 박찬욱 감독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에 임명된 박찬욱 감독

 

올해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에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한다.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그동안 한국 영화인이 심사위원을 맡은 적은 있었으나 전체 심사위원단을 이끄는 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미국·스웨덴·중국 등 전 세계에서 모인 심사위원들과 함께 올해의 황금종려상 주인공을 결정하게 된다.

 

한국 영화는 2019년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세계 영화계의 중심에 서 왔다. 지난해의 공백을 깨고 다시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 한국 영화가 올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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