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관람 의향 ‘뚝’…연극계 생존 노력 이어진다

배우 신구, 박근형, 김수로 = 뉴시스
배우 신구, 박근형, 김수로 = 뉴시스

모바일 기반 콘텐츠 소비가 보편화되고 경기 침체로 인한 문화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연극 등 공연예술 분야가 관객 감소와 시장 축소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문화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업계와 정부가 젊은 예술인 지원과 창작 환경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5세 이상 국민 1만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1년 안에 문화예술 행사를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9.6%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84.3%와 비교해 14.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분야별로는 대중음악·연예를 제외한 대부분 장르에서 관람 의향률이 하락했다. 감소 폭이 가장 컸던 분야는 연극이었다. 연극 관람 의향률은 2016년 20.1%에서 지난해 10.1%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뮤지컬 분야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창작 뮤지컬이 해외 시상식에서 성과를 거두며 K-뮤지컬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관람 의향률은 같은 기간 19.7%에서 15.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연예술 관심 감소의 배경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를 꼽는다. 유튜브·넷플릭스·티빙 등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환경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특히 연극계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공연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지만, 제작비 상승과 관객 감소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소극장 중심의 창작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공연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조기 종료되거나 제작 자체가 무산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 속 연극계 안팎에서는 전통 공연예술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신구와 박근형이 참여한 연극내일 프로젝트다. 두 배우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 공연을 통해 청년 연극인을 위한 연극내일기금을 마련했다. 당시 신구는 “이 무대가 청년 연극인을 위한 창작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후배 세대를 위한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해당 기금은 공연 티켓 수익 전액과 공연 관계자, 후배 배우들의 자발적 객석 기부로 조성됐다. 이후 아르코와 협력해 청년 예술가들이 실제 공연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창작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선발된 청년 배우 30명은 지난달 창작 연극 피르다우스, 탠덤, 여왕의 탄생 등 3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또 신구와 박근형이 오는 7월 출연하는 베니스의 상인에는 프로젝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박승재, 엄현수, 김윤지, 이준일, 주홍 등이 앙상블로 참여하며 현장 경험을 이어가게 됐다.

 

배우 김수로 역시 연극 생태계 지원에 꾸준히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국립극단 후원회 기금 조성에 동참하며 우수 연극 창작과 예술인 지원에 나섰다. 김수로는 1993년 데뷔 이후 대학로 소극장 기부와 자원봉사,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왔으며, 2011년부터는 김수로 프로젝트라는 브랜드를 통해 공연 제작 사업도 이어오고 있다. 연극 발칙한 로맨스, 커피프린스 1호점, 친정엄마 등 작품 제작에도 참여하며 연극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장관 직속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연극·뮤지컬, 문학, 클래식·국악·무용, 영화·영상 등 9개 분야별 정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기초예술 활성화를 위해 창·제작 및 공연예술제 지원 384억원, 지역 공연유통 및 문예회관 활성화 816억원, K-아트 청년창작자 지원 180억원 등 예술 분야에 총 743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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