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란 축구대표팀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 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복무 이력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요구했다.
영국 BBC는 10일 “이란축구협회가 ‘우리의 신념과 문화, 확신에서 물러나지 않은 채 월드컵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축구협회는 “월드컵 참가국들이 이란이 우려하는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월드컵 참가를 위한 10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조별리그 G조 경기 모두를 미국에서 치른다. 다만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인해 이란축구협회는 조별리그 경기를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치르길 원한다고 밝혔으나 FIFA는 이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자 “월드컵을 보이콧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참가 의지를 나타냈다.
문제는 비자다.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은 지난달 30일 FIFA 총회 참석차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했다가 입국 과정에서 거부당한 적이 있다. 당시 캐나다 정부는 타즈 회장이 과거 IRGC 복무했던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했다. 결국 총회 참석도 무산됐다. 이번 요구는 당시 사건 이후 처음 나온 입장이다.
이번 요구의 핵심도 비자다. 이란축구협회는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 모든 관계자들에게 비자를 보장해달라고 했다. 여기에 IRGC에서 병역을 마친 선수단에게도 비자 발급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축구협회는 자국에 대한 예의도 요구했다. 이란 국기와 국가에 대한 존중을 포함해 공항과 호텔, 경기장에서 선수단 안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다만 FIFA가 모든 걸 관할 수 없다. 대회 운영이나 대표단 보호 등은 조율할 수 있지만 비자 발급을 비롯한 보안 심사는 미국의 관할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북중미 월드컵에 이란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IRGC 관련자와 함께 참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란 대표팀의 공격수인 메흐디 타레미(올림피아코스)와 수비수 에산 하지사피(세파한)도 IRGC에서 의무 복무를 마쳐 입국이 거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란에서는 18세 이상 남성이 입대할 때 무작위 추첨을 통해 정규군이나 IRGC에 배치된다. 선수들이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병역을 이행했음에도 입국이 거부될 위기에 놓였다. 선수들의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다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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