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이 뜻깊은 이정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간다. 그러나 선수 본인은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개인 기록이 아닌, 팀 승전고를 향해서만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7-2로 이겼다. 앞선 두 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던 시점, 마운드 위 류현진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분이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시즌 3승을 올렸다. 동시에 KBO리그 통산 120승 고지도 밟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서 거둔 78승까지 더하면 한미 통산 198승이다. 대망의 200승까지 이제 2승만 남았다. 정작 본인은 덤덤했다. 경기 뒤 “(오늘 거둔) 120승이라는 승수보다 팀이 안 좋은 분위기였는데, (그걸 끊어내고) 이길 수 있어서 그게 더 좋다”고 말했다. 200승 이야기가 나오자 “몇 승 남았습니까”라고 되묻더니 “그만큼 신경을 안 쓰고 있다”고 껄껄 웃었다.
투구 패턴도 노련했다. 류현진 특유의 팔색조 면모가 번뜩였다. 직구(42개)를 필두로 커터(20개), 체인지업(15개), 커브(6개), 투심 패스트볼, 스위퍼(이상 1개) 등을 섞어 투구했다. 직구는 평균 시속 143㎞, 최고 146㎞까지 나왔다.
올 시즌 새롭게 장착하며 화제를 모았던 구종인 스위퍼를 크게 활용하진 않았다. 류현진은 “던질 타이밍이 많지 않았다. 경기 흐름대로 던졌다”고 했다.
이날 상대 팀의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 상대로 허용한 6회 홈런에 대해선 담담했다. “체인지업을 던지던 중 변화 없이 직구처럼 갔다. 실투였다. 그래도 그 공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만든 건 타자가 잘 친 것”이라고 전했다.
팀 사정상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한화는 올 시즌 마운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까지 겹치면서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그럴수록 최고참의 역할이 중요했을 터. 류현진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아무래도 최고참이다 보니 선수들이 밝게 경기할 수 있도록 끌어주려 한다”면서 “아직 시즌 초반이고, 좋은 분위기로 갈 시간은 있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하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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