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박스]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생각 많은 이의리 향한 사령탑의 조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투수 이의리(KIA)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생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생각을 덜어내는 일이다.

 

이의리가 2026시즌 초반 부침을 털어낼 수 있을까. 사령탑을 비롯, 코칭스태프의 시선도 그를 향해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전을 앞두고 이의리의 향후 활용 방향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기회는 한 번 더 주어진다. 다만 그 이후까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의리는 전날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2피안타 1피홈런 5볼넷 1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까지 나왔지만, 투구 수 49개 가운데 볼이 25개로 스트라이크보다 많았다. 구위보다 제구, 결과보다 과정이 더 아쉬웠던 등판이었다.

 

이 감독도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의리가 뛰어넘어야 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한계를 넘어줘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넘어가지 못한다면 다른 방안들도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가 지금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당장 로테이션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 감독은 “아직 일요일(10일) 롯데전까지는 던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태형이 전날 타구에 종아리 부위를 맞은 변수도 있다. 부상이라든지 큰 문제는 아니지만, 다음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서 이번 일요일에는 의리와 (김)태형이를 같이 붙여서 준비시킬 생각”이라며 “그때 의리가 좋지 않으면 다른 생각도 해봐야 하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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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이의리의 마음이다. 이 감독은 이의리가 마운드 위에서 지나치게 많은 생각에 갇혀 있다고 봤다. 그는 “생각이 좀 많은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갔으면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본인하고 계속 싸우고 있다”고 짚었다. 공 하나가 볼이 되면 ‘더 앞으로 가져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이어지고, 그 압박이 다시 볼넷으로 연결된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이의리는 올 시즌 7경기에서 2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23개를 허용했다. 탈삼진은 28개로 여전히 타자를 압도할 힘은 남아 있지만, 볼넷이 쌓이면서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감독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들어갈 때는 확실히 볼넷 개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도 이동걸 투수코치와도 투구 타점을 잡는 데 계속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제구를 잡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사령탑이 꺼낸 처방은 단순하다. “잡으면 바로 던지고, 잡으면 바로 던져봐라”는 것이다. 이 감독은 “어제는 ‘잘 던져야 한다, 앞에 점수를 내줬으니 5회까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소심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대담하게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동갑내기 투수 황동하가 좋은 참고 대상이 될지 모른다. 이 감독은 “(황)동하 같은 성격이면 이의리가 훨씬 더 좋은 피칭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동하는 잡자마자 던지는 성향 탓에 가운데 몰리는 공과 피홈런이 나올 때도 있지만, 선발투수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는 좋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동하가 가진 생각으로 의리가 한 번 던져보면 훨씬 더 깔끔한 피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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