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스포츠를 통한 평화' 가치 빛낸 30주년 무대

W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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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WT)은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6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세계태권도연맹 주관 G-4 등급 대회로, 15~17세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15개국 986명의 선수와 난민팀이 참가했다. 난민팀은 요르단 아즈락 캠프 선수 3명과 남자 코치 1명, 요르단 자타리 난민 캠프 선수 1명, 파리 난민 캠프 선수 1명과 여자 코치 1명이 참석했다.

 

대회는 지난해 조성된 타슈켄트 올림픽 시티 내 '마샬아츠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됐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지 태권도 수련생 2026명의 플래시몹과 WT 태권도시범단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우즈베키스탄 남자부 사상 첫 종합 우승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이 사상 처음으로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란이 2위, 러시아가 3위, 한국이 4위에 올랐다. 여자부 종합 우승은 중국이 차지했고, 크로아티아가 2위, 한국이 3위, 이란이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란의 선전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의 전쟁 상황으로 참가 자체가 불투명했던 이란은 기반시설 붕괴 속에서도 육로와 항공편을 이용해 사흘간 이동 끝에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란은 금메달 4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남자부 준우승에 오르고, 여자부에서도 4위를 기록해 태권도 강국의 저력을 과시했다. 미국을 비롯해 요르단, 팔레스타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UAE 등 분쟁 관련 국가들의 대거 참가는 '태권도를 통한 교류와 화합'이라는 대회 정신을 더욱 빛냈다.

 

199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시작된 후 매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여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차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는 2028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조정원 총재, 명예박사·우정훈장 수훈

 

대회 기간 조정원 WT 총재에게도 각별한 영예가 이어졌다. 조 총재는 12일 우즈베키스탄 국립체육대학교에서 12번째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이어 15일에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조 총재를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국가 최고 권위 훈장 중 하나인 우정훈장을 수여했다.

조정원 WT 총재 명예박사수여식 기념사진. WT 제공
조정원 WT 총재 명예박사수여식 기념사진. WT 제공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라시드 마트카리모프 국립체육대학교 총장은 "조정원 총재는 지난 20여 년간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시키고 세계 스포츠 속 위상을 끌어올린 핵심 인물"이라며 "태권도박애재단(THF) 등을 통해 소외된 계층과 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며 스포츠 그 이상의 가치를 실천해왔다"고 평가했다.

 

1955년 개교한 우즈베키스탄 국립체육대학교는 2008년 태권도학과 개설 이후 우즈베키스탄 태권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2020 도쿄와 2024 파리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울루그벡 라쉬토프가 이 대학의 상징적 인물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태권도 종목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 '동시 금메달'을 2020 도쿄, 2024 파리 두 차례 연속 달성한 유일한 국가다.

 

◆'올림피즘과 평화포럼'…500명 대학생과 미래 논의

 

대회 이틀째인 13일에는 우즈베키스탄 국립대학교에서 제2회 올림피즘과 평화포럼이 열렸다. 약 500명의 대학생과 우즈베키스탄 체육계 고위 인사, WT 집행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포츠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요 참석자로는 한국의 김영선 WT자문위원, 강석재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 겸 WT자문위원, 스위스의 다니엘 케이드 WT지속가능성위원회 컨설턴트, 미국의 마리사 슈렌커 WT지속가능성위원회 위원, 그리고 김덕영 보미건설 회장 등이다. 보미건설은 2025년 9월 타슈켄트 중심지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30층 규모의 보미파이낸스센터 개관식을 가졌다.

 

기조연설에 나선 조 총재는 먼저 우즈베키스탄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2017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태권도 학과 개설을 제안했다. 대통령께서 바로 지시를 내리셨고, 현재 그 학과는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총재는 삶의 철학을 꺼냈다. "저에게는 일생의 좌우명이 있다. '평화는 개선보다 귀하다(Peace is More Precious than Triumph)'.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말"이라며 "매년 9월 21일 'UN 세계평화의 날'은 1981년 당시 세계대학총장협의회(IAUP) 의장이셨던 아버님께서 유엔에 제안해 제정된 날"이라고 소개했다.

 

조 총재는 WT가 걸어온 평화 운동의 발자취도 되짚었다. "2004년 WT 총재로 취임하면서 태권도가 포용, 존중, 관용, 예의, 청렴이라는 인간적 가치를 증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포츠를 통한 평화'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08년 태권도평화봉사단(TPC)을 출범시켰다"며 "2015년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태권도박애재단(THF)은 이제 거대한 운동이 됐다. '다른 스포츠 종목들도 함께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희망과 꿈의 스포츠 축제(Hope and Dreams Sports Festival)를 만들었고, 2021년부터 매년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 개최해왔다. 올해부터는 르완다에서도 열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중동 지역 전쟁으로 10주년을 성대히 축하하지 못했지만, 난민 캠프 아이들을 위한 행사는 반드시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총재는 WT가 주도한 세 번째 글로벌 평화 운동으로 '태권도 케어스(Taekwondo Cares)'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조 총재는 "올해 WT의 슬로건은 '함께 거듭나자(Reborn Together)'"라며 "이 포럼이 여러분에게 영감을 주고, 강력한 목적의식을 갖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KCF-WT 제공
KCF-WT 제공

한편 포럼 행사 시작 전과 쉬는 시간에 태권도복을 입은 태권도학과 학생들과 참석 대학생들이 ‘KCF(한문화재단)-WT 태권도 케어스 프로그램’ 홍보 배너를 앞에 두고 기념 촬영을 하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며 이번 포럼의 의미를 드높였다.

 

김준일 이사장이 운영하는 아시아발전재단(ADF)과 한문화재단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WT에 약 10억원을 재정 지원하여 WT케어스 프로그램을 10여 개국에서 운영해왔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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