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숏폼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외모를 극단적으로 개선하려는 ‘룩스맥싱(Looksmaxxing)’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룩스맥싱은 외모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피부관리·운동·체중관리·헤어스타일링 같은 자기관리에서 출발했다. 문제는 일부 콘텐츠가 턱선, 광대, 얼굴 지방, 눈매 각도 등을 점수화하고, 얼굴을 강제로 바꾸는 방식까지 ‘외모 개선법’처럼 포장한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이를 ‘소프트맥싱’과 ‘하드맥싱’으로 나눠 부르기도 한다. 소프트맥싱이 생활습관이나 스타일링 중심의 관리라면, 하드맥싱은 성형수술, 주사, 약물, 자가 시술, 심지어 물리적 충격까지 포함하는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언급된다. 영국 가디언도 룩스맥싱 커뮤니티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턱 확대, 필러, 수술 등 강도 높은 외모 개선법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것은 이른바 ‘본 스매싱(bone smashing)’이다. 턱선과 광대를 또렷하게 만들겠다며 망치, 병, 마사지 도구 등 둔탁한 물체로 얼굴을 두드리는 식이다. 의학적으로는 얼굴형 개선이 아니라 안면 외상에 가깝다. 미 네브래스카대 보건안보 관련 자료에서도 본 스매싱은 얼굴을 망치나 병 등으로 가격하는 위험한 온라인 유행으로 소개되며, 외모 개선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됐다.
◆얼굴뼈는 ‘자극하면 예뻐지는 부위’가 아니다
얼굴은 뼈, 신경, 혈관, 근육, 침샘, 피부조직이 밀집한 부위다. 턱이나 광대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가하면 일시적인 붓기와 멍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안면 골절, 치아 손상, 턱관절 통증, 감각 이상, 비대칭,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은 안면 골절 증상으로 멍, 부기, 통증, 압통, 얼굴 감각 저하, 변형 등을 제시한다. 턱뼈 골절은 통증뿐 아니라 호흡이나 저작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즉시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글로벌365mc인천병원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얼굴 윤곽은 외부 충격으로 다듬는 부위가 아니다. 턱이나 광대에 반복적으로 힘을 가하면 미세 골절, 부종, 신경 자극, 턱관절 이상, 비대칭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SNS에서 보이는 변화가 실제 골격 변화인지, 부기나 조명·각도·필터 효과인지 구분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굴에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 혈관이 복잡하게 지나가기 때문에 자가 압박이나 둔기 사용은 예상보다 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증, 저림, 감각 둔화, 입 벌림 제한, 씹을 때 불편감이 생겼다면 외모 관리가 아니라 진료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자가 주사·자가 실리프팅은 더 위험하다
룩스맥싱 콘텐츠에서 또 다른 문제는 자가 시술이다. 얼굴 지방을 줄이겠다며 정체가 불분명한 지방분해 주사제를 구입하거나, 실리프팅·필러·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집에서 따라 하려는 사례가 해외에서 꾸준히 지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더말 필러를 온라인에서 구매하지 말고, 스스로 주입하지 말라고 명확히 권고한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위조품이거나 오염됐거나 승인되지 않은 제품일 수 있으며, 필러는 의료진과 주입 부위·위험성을 충분히 상담한 뒤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안 병원장은 “얼굴 주사는 깊이, 용량, 방향, 혈관 위치를 고려해야 하는 의료행위”라며 “비의료인이 얼굴에 주사하거나 실을 넣는 행위는 감염, 피부 괴사, 흉터, 혈관 손상,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턱밑, 볼, 광대 주변은 지방·근육·혈관·신경의 분포가 개인마다 달라 단순히 영상을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외모 점수화가 부르는 또 다른 문제
룩스맥싱의 위험은 신체 손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부 콘텐츠는 얼굴 비율, 턱선 각도, 눈매, 피부 상태, 볼 패임, 체지방률을 점수화하며 외모를 끊임없이 비교하도록 만든다. 이런 방식은 자기관리 동기를 주는 수준을 지나 외모 강박을 키울 수 있다.
학술지에 게재된 2023년 리뷰 논문은 소셜미디어와 미용 콘텐츠가 신체이형장애와 관련해 중요한 환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신체이형장애는 실제 결함이 거의 없거나 경미한데도 외모 결함에 지나치게 몰두해 일상 기능에 영향을 받는 상태다.
최근 헬스라인도 룩스맥싱, 소프트맥싱, 하드맥싱 같은 외모 기반 온라인 유행이 특히 젊은 남성층에서 불안, 신체불만족, 자기 위해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안 병원장은 “외모를 점수처럼 평가하는 콘텐츠는 ‘관리’가 아니라 결핍감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며 “얼굴 지방이나 턱선이 고민이라면 먼저 실제 원인이 지방인지, 부종인지, 피부 탄력 저하인지, 교근 발달인지, 턱관절 문제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턱선 관리는 ‘세게 자극’보다 원인 구분이 먼저
턱선이 흐려 보이는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전날 먹은 짠 음식과 음주로 인한 부종일 수 있고, 수면 부족이나 자세 문제로 얼굴과 목 주변 순환이 떨어진 결과일 수도 있다. 체중 증가로 턱밑 지방이 늘었을 수 있으며, 피부 탄력 저하나 교근 발달, 골격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도 한다.
생활관리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염분 섭취와 음주를 줄이고, 수면 시간을 확보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가벼운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부기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장시간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자세도 목과 턱 주변 긴장을 키울 수 있어, 목과 어깨를 곧게 펴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과 보습 관리는 피부 탄력 저하를 늦추는 기본 관리다.
다만 생활습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민도 있다. 턱밑 지방량이 실제로 많은 경우, 피부 처짐이 동반된 경우, 교근 발달이 큰 경우는 접근법이 달라진다. 얼굴 지방흡입, 지방분해주사, 실리프팅, 지방줄기세포 시술 등 모두 같은 목적의 시술이 아니며, 개인 상태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안 병원장은 “얼굴 윤곽 관리는 무작정 작게 만들거나 날카롭게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지방량, 피부 탄력, 근육 발달, 골격 영향을 나눠 봐야 안전한 방향을 정할 수 있다”며 “SNS 유행을 따라 얼굴을 때리거나 자가 시술을 시도하는 대신, 원인을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검증된 의료적 처치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