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냐는 얘기를 듣는데, 제가 더 넘어서도록 노력해야죠.”
하정우(수원FC)라는 이름이 축구계에도 널리 퍼진 날이었다.
완벽한 주연이었다. 하정우는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작도, 끝도 책임졌다. 0-1로 뒤진 후반 4분이었다. 후방에서 델란이 띄어준 공을 하정우가 헤더로 연결했다. 이를 받은 프리조가 다시 쇄도하던 하정우에게 연결했다. 하정우는 그대로 쇄도하며 수원 삼성의 수비진을 허문 뒤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팀이 2-1로 역전한 38분, 이번에도 하정우의 발끝이 빛났다. 수원 삼성 고종현이 트래핑을 떨어뜨린 공을 곧바로 가로챈 그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그대로 상대 진영으로 쇄도했다. 페널티아크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로 데뷔 3년 차를 맞은 하정우가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경기 뒤 만난 그는 “한 골씩 넣다 보니 경기를 뛰면서 저도 모르게 만족했다”며 “멀티골도, 해트트릭에도 배고픈 상태였다. 멀티골을 넣어서 좋다”고 미소 지었다. 191cm의 신장을 자랑하는 하정우는 “키가 크면 민첩성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있는데, 난 스피드에 자신있다”며 “아직 발전할 부분이 너무 많다. 오늘 경기에 전혀 만족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하정우는 올 시즌 수원FC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임대를 간 성남FC에서 부진(7경기 무득점)했지만 동계 훈련에 구슬땀을 흘린 효과를 봤다. 그는 “성남에서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고 (대표팀에서) U-20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들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며 “저한테는 너무 값진 경험이었다. 그걸 토대로 수원FC에 복귀했고 동계 훈련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했다.
하정우는 이날 멀티골로 9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4월에 팀 승리도 없었고 좋은 찬스도 많이 날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오늘 경기 이틀 전에 감독님이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공격수는 생각이 많으면 골이 안 들어간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생각을 비우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배우 하정우와 이름이 같은 그는 “이름이 같다 보니 영화배우냐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듣는다”며 “오히려 축구로 (제 이름을) 알리니 좋다. 제가 더 넘어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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