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프리미엄 리조트 모나용평에서 펼쳐진 ‘2026 국제사이클연맹(UCI) 마운틴바이크(MTB) 월드시리즈 개막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글로벌 MTB 빅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아시아 최초의 기념비를 세웠다는 평가다.
◆추적추적 내린 비에 ‘극한의 레이스 전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한계를 시험한 무대가 3일 간의 뜨거운 경쟁을 마쳤다. 3일 대회 마지막 날에는 올림픽 정식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올림픽(XCO) 경기가 펼쳐졌다.
전날 밤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에 산악 코스는 진흙으로 뒤덮혔다. 선수들은 미끄러운 노면과 싸워야 했다. 코스 곳곳에서는 타이어 슬립으로 정상적인 주행이 어려웠고, 업힐 구간에서는 선수들이 자전거를 메거나 끌고 이동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다운힐과 코너 구간에서는 연속적인 낙차가 발생했으며, 진흙으로 인한 변속기·브레이크 문제까지 겹치며 경기 흐름은 끊임없이 요동쳤다. 선수들의 기술과 체력, 정신력을 동시에 시험하는 ‘극한의 레이스’로 전개된 이날 경기에 우비를 입고 코스를 찾은 관중들을 “GO, GO”를 외치며 응원했다.
XCO가 단순한 스피드 경쟁을 넘어 인간의 한계와 의지를 시험하는 올림픽 종목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번 XCO 경기는 모나 용평 3.5㎞ 산악코스에서 여자(U23·엘리트)는 5랩, 남자(U23·엘리트)는 6랩으로 진행됐다. 변화무쌍한 노면 속에서 선수들은 판단력, 체력 안배, 위기 대응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요구받았다.
여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레전드’ 시나 프레이(스위스)가 정상에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프레이는 이날 진흙으로 뒤덮인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결승선을 통과했고, 피니시 직후 자전거를 들어 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제니 리스베드스(스웨덴)는 2위, 신예 매디건 먼로(미국)는 3위에 올랐다. 이로써 프레이는 쇼트트랙(XCC)에 이어 XCO까지 제패하며 이번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프레이는 세계 선수권 대회 6회, 월드컵 우승 14회 등 MTB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이다.
◆아시아 최초 개막 대회… 세대교체의 신호탄
이날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2002년생 다리오 릴로(스위스)가 생애 첫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초반부터 선두를 장악한 뒤 단 한 번도 흐름을 내주지 않는 안정적인 운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일 XCC 3위에 올랐던 릴로는 이번 대회 2번의 포디움에 오르는 경사를 맞이했다. 릴로는 니노 슈르터, 마티아스 플뤼키거 등 스위스 MTB 전설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일 대회 첫날에도 2000년생 아자로 마티스(프랑스)가 정상에 올랐다. 지난 대회에서 7위에 머물렀던 마티스는 모나 용평에서 첫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마티스는 세계 선수권 대회 2회, 전국 선수권 대회 2회, 포디움 15회 기록을 보유한 스타 플레이어로 월드시리즈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치열한 접전에 뜨거웠던 개막전
대회 2일차 다운힐 경기는 초접전으로 현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모나용평의 다운힐 코스는 급경사 구간과 연속 점프, 암석 지형과 루트 구간이 복합적으로 구성되며 선수들의 라인 선택과 순간 판단이 기록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미세한 실수 하나로 순위가 뒤바뀌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레이스가 이어지며 관전의 긴장감을 높였다.
남자 엘리트 결승이 대표적이다. 2004년생 ‘차세대 에이스’ 에이사 버멧(미국)와 ‘레전드’ 로익 브루니(프랑스)가 초접전을 펼쳤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던 버멧은 막판 질주를 펼치며 브루니를 단 1.569초 차이로 결승선을 먼저 통과, 2분43초301의 기록으로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루니는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 엘리트 부문에서도 접전이 펼쳐졌다. 발렌티나 휠(오스트리아)이 3분14초778의 기록으로 글로리아 스카르시(이탈리아)를 0.573초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최고의 대회 운영 ‘모나용평 리조트’
이번 대회가 치러진 평창 모나 용평의 코스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 과제를 제시하며, 국제 MTB 무대에서의 상징성과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쇼트트랙(XCC), 다운힐(DHI) 그리고 크로스컨트리 올림픽(XCO)까지 이어진 이번 월드시리즈는 종목별로 상이한 매력과 긴장감을 선사하며 대회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악천후 속에서도 끝까지 이어진 마지막 날 레이스는 이번 대회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전과 극복’의 가치를 보여준 무대였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평창 모나 용평은 이번 대회를 통해 글로벌 MTB 무대의 주요 개최지로서 입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하며, 다음 대회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평창=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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