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형의 동안 레시피] 고난도 거상의 세계(1) : 안면윤곽·양악 수술 후 처짐의 해법

진료실에서 의외로 자주 마주하는 장면이 있다. 아직 30대 초반인 분이 또래보다 훨씬 뚜렷한 팔자주름과 처진 볼살을 걱정하며 거상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다. 이야기를 나눠 보면 대부분 20대 초중반에 안면윤곽이나 양악 수술을 받은 분들이다.

 

수술 직후 2~3년은 갸름해진 얼굴에 만족했지만, 5년 전후가 되니 같은 나이의 친구들보다 얼굴이 훨씬 빨리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나이가 더 들어 찾아오는 40~50대 분들도 적지 않다. 시점은 다르지만 원인은 같다. 뼈 수술로 변화된 구조 위에서 일반적인 노화가 훨씬 이르고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윤곽·양악 수술 후의 거상은 별도의 범주로 다룬다. 일반 거상과 같은 원리로 접근하되, 변화된 골격과 유착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정확히 읽어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이다.

 

◆뼈 수술 후 처짐이 더 빨리, 더 심하게 오는 이유

 

얼굴은 크게 뼈, 그 위를 덮는 연부조직, 그리고 피부로 이뤄져 있다. 연부조직 안에는 지방, 표정근, 얼굴 전체를 감싸며 형태를 지탱하는 근막인 스마스(SMAS)층, 그리고 스마스층을 뼈에 단단히 붙잡아 매는 유지인대가 함께 존재한다. 특히 유지인대는 광대뼈와 하악 턱끝 부근 등 뼈의 특정 지점에 앵커처럼 박혀, 중력에도 조직이 쉽게 흘러내리지 않도록 붙잡는 역할을 한다.

 

안면윤곽이나 양악 수술은 이 구조의 가장 깊은 층인 뼈 자체를 줄이거나 재배치하는 수술이다. 광대뼈의 바깥 부분을 깎고, 사각턱을 다듬고, 때로는 상악과 하악 전체를 이동시킨다. 심미적으로 갸름한 윤곽을 얻는 대신, 얼굴을 지탱하던 뼈대의 크기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다. 그런데 그 위를 덮고 있는 연부조직과 피부는 원래의 큰 뼈대에 맞춰져 있다. 결과적으로 뼈에 비해 남아도는 조직, 즉 '헐렁한 옷' 같은 상태가 만들어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뼈를 깎거나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유지인대의 뼈 쪽 부착점도 일부 느슨해진다. 광대뼈 바깥쪽에서 광대인대가 약해지면 중안면 전체를 받쳐주던 고정점이 흔들리고, 하악을 다듬는 과정에서 하악인대 주변이 풀어지면 심술보가 자리잡을 공간이 미리 만들어진다.

 

여기에 세월이 더해지면, 일반적으로 중년 이후에 천천히 진행돼야 할 유지인대의 이완이 훨씬 이른 시점부터 시작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부터 팔자와 심술보가 또래보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유다.

 

이런 구조적 이유 때문에, 윤곽이나 양악 수술의 궁극적인 완성은 결국 거상수술에서 이뤄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갸름하게 다듬어진 뼈대라도, 그 위를 덮은 헐렁해진 조직을 함께 정리해 주지 않으면 수술의 본래 의도였던 갸름하고 선명한 윤곽선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뼈 수술이 얼굴의 설계도를 새로 그리는 일이라면, 거상은 그 설계도에 맞게 실제 구조물을 다시 앉혀주는 마감 공정인 셈이다.

◆윤곽 후 거상, 수술 난이도를 가르는 유착

 

윤곽·양악 수술을 받은 분들의 거상이 고난도로 분류되는 이유는 수술 방법 자체가 달라서가 아니다. 근본 원리는 일반 거상과 동일하다. 줄어든 뼈 구조에 맞게 스마스층을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재배치하고, 남아도는 피부를 정리해 주는 것. 거상술의 본질은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진짜 어려움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과거 뼈 수술이 남긴 유착이다. 윤곽이나 양악 수술은 피부 바깥이 아니라 입안을 통해 뼈에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뼈를 덮고 있던 골막과 주변 연부조직이 광범위하게 박리되었다가 다시 아물게 되는데, 아무는 과정에서 원래는 서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던 층들이 단단한 섬유조직으로 엉겨 붙는다. 광대뼈 위, 하악 주변, 턱끝 부근의 연부조직이 뼈에 비정상적으로 달라붙어 있는 것이다.

 

거상 수술은 본래 스마스층과 그 아래 깊은 층 사이의 자연스러운 경계를 따라 박리해 들어간다. 그런데 이 경계가 유착으로 지워져 있으면, 층을 구분하며 섬세하게 나아가야 할 박리가 매 순간 단단한 흉터 조직을 만나게 된다. 얼굴 신경의 주행 경로 역시 유착 조직 사이에서 정상 위치를 벗어나 있을 수 있다. 결국 집도의의 경험과 섬세함이 결과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가 된다.

 

◆윤곽 후 거상의 세 가지 원칙

 

첫 번째는 현재의 뼈대를 정확히 읽는 일이다. 촉진과 시진을 통해 현재 어느 부위의 뼈가 얼마나 줄어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조직을 재배치해야 자연스러운 윤곽이 살아나는지를 세밀하게 설계한다. 같은 정도의 처짐이라도 원래의 얼굴 골격에 시행하는 거상과, 광대와 하악이 모두 줄어든 골격에 시행하는 거상은 벡터 자체가 다르다.

 

두 번째는 유착을 정교하게 풀면서 스마스층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다. 단단하게 엉긴 유착을 무리하게 박리하면 혈종과 신경 손상의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유착을 피해 얕은 층에만 머무르면 거상 효과가 제한된다. 과거 수술의 흔적을 하나씩 확인하며 층을 되살려 박리해 들어가고, 그 위에서 스마스층을 현재의 뼈대에 맞는 방향으로 당겨 깊은 층에 고정한다. 이 작업이 윤곽·양악 후 거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단계다.

 

세 번째는 필요한 경우 거상과 동시에 앞광대 볼륨을 보완하는 것이다. 광대 축소 과정에서 앞광대까지 함께 낮아진 경우, 스마스를 아무리 잘 당겨도 중안면의 입체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앞광대는 거상 수술에서 피부를 박리하는 범위 바깥에 위치한 부위이기 때문에, 거상과 동시에 자가지방이식을 병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역이다.

 

반대로 옆볼이나 턱선 주변처럼 거상 박리가 광범위하게 지나가는 부위는, 거상 당시에는 지방이식을 함께 시행할 수 없고 거상 후 충분한 회복 기간을 둔 뒤 별도의 시술로 보완해야 한다. 거상과 볼륨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순서를 지켜 완성해 가는 보완 관계다.

 

윤곽과 양악 수술은 당시의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다만 뼈를 다시 디자인하는 수술은 그 위를 덮은 조직까지 함께 마무리해 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변화된 골격을 정확히 읽고, 유착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새로운 뼈대에 맞는 방향으로 스마스층을 재배치하고 여분의 피부를 정리하는 정교한 설계. 그것이 윤곽·양악 수술의 진짜 마지막 장이자, 두 번째 전성기를 준비하는 가장 정직한 동안 레시피다.

 

안건형 리아성형외과 대표원장(성형외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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