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개인 타이틀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평범했던 중학생 시절, 우연히 TV로 본 여자배구에 완전히 매료됐다. 강력한 스파이크에 마음이 출렁거렸다. 함께 코트에 서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휩싸였다. 남들보다 늦은 출발, 그래도 간절한 마음으로 코트에서 땀방울을 쏟아냈다. 프로에 지명을 받은 그는 이후에도 시간을 버텨냈다. 이제는 팀 우승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인공은 GS칼텍스 미들블로커 오세연(23)이다.
오세연에게 2025~2026시즌은 특별하다. 주전으로 올라선 뒤 맛본 첫 챔피언결정전 왕좌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세연은 프로 첫해였던 2020~2021시즌 첫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때는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봐야만 했다.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오세연은 “그 당시 우승했을 때는 언니들이 너무 잘하다 보니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올 시즌에는 우리가 기적적으로 봄배구에 가서 우승을 하다 보니 정말 많이 와 닿았다. 그 어느 때보다 제게 큰 힘이 됐다”고 미소 지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오세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김연경과 박정아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때마침 이 당시 키가 이미 180cm였다. 고1 때 배구부가 있던 안산 원곡고를 찾아갔다. 그 길로 선수의 꿈을 키워갔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찾은 2020~2021 신인드래프트 현장, 2라운드 6순위로 GS 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가능성은 컸지만 기본기는 부족했다. 그를 눈여겨본 차상현 당시 GS칼텍스 감독은 혹독한 훈련을 통해 오세연의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점차 성장한 그는 이영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4~2025시즌 마침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오세연은 “이영택 감독님이 미들블로커 출신이라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며 “볼이 어떻게 날아오는지 미리 판단하지 말고 끝까지 상대 세터를 움직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신다”고 전했다.
올 시즌 막판 위기를 겪을 뻔했다. 지난 2월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3경기 만에 복귀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이후 크게 다친 거라 놀랐다”며 “다행히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줘서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 나선 그는 우승을 결정지은 챔프전 3차전에서 빛났다. 본인의 한 경기 최다인 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오세연은 “앞선 경기에서는 잘 못해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3차전에서 제가 가진 걸 모두 보여주고 싶었다”며 “결과가 잘 따라와 줘서 다행이었다”고 잔잔한 미소를 띠었다.
이제 또 다음 스텝을 향한다. 최유림과 최가은 등과의 경쟁도 이어진다. 오세연은 “블로킹에 자신 있다. 상대 공격에 늦게 대응해도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따라가려고 한다”며 “다음 시즌에는 기복을 줄이고 꾸준히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아직 타이틀 1위를 해본 적 없는데 다음 시즌에는 꼭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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