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범 감독과 동행 마무리… ‘5년 연속 최하위’ 삼성, 새 사령탑 찾는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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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0-10-10’, 복권 당첨 번호가 아니다. 남자프로농구(KBL) 삼성이 지워야 할 ‘불명예’ 꼬리표다. 어느덧 다섯 시즌 연속 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렀다. 더는 시행착오라는 말로 넘기기 어려운 성적표다.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출발점은 벤치 변화다. 삼성은 2025~2026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김효범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김 전 감독은 코치와 감독대행을 거쳐 2년 전 정식 사령탑에 올랐지만, 탈꼴찌에 실패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임근배 삼성스포츠단 단장은 28일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내부에서 의견을 모았다. 팀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사령탑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경험이 많고, 선수단을 폭넓게 아우르면서 분위기를 잡아줄 수 있는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한다. 삼성은 올 시즌 16승38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 전 감독이 정식 사령탑 자리에 오른 지난 시즌과 승패도, 순위도 같았다.

 

더 뼈아픈 건 5년 연속 최하위라는 사실일 터.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프로야구 롯데가 8개 팀 체제였던 2001~2004년 4년 연속 8위, 프로축구 상무가 2005~2008년 광주 연고 시절 4년 연속 최하위,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2021~2022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4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바 있다. 5년째 연거푸 고개를 떨군 팀은 삼성이 최초다.

 

이번 시즌 방향성 자체는 굵직했다. 삼성은 앤드류 니콜슨, 이근휘 등을 영입하며 ‘양궁농구’를 내세웠다. 실제로 외곽 화력은 매서웠다. 최하위 팀답지 않은 공격 지표를 자랑했을 정도다. 경기당 3점슛 10.6개는 물론, 3점슛 성공률 36.4%로 모두 리그 1위에 올랐다. 평균 득점도 79.8점으로 3위였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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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 발목을 잡혔다. 많이 넣었지만, 반대로 더 많이 허용한 것. 삼성은 경기당 평균 83.3점을 내줬다. 이 부문 최다인 KCC(84.3점) 다음으로 많은 실점이었다. 짜임새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당 턴오버 11.0개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폭발력은 있었지만, 버티는 힘과 마무리하는 힘이 부족했다.

 

악재까지 겹쳤다. 볼 핸들러 문제를 풀기 위해 영입한 이대성은 2년 연속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두 시즌 동안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1옵션 외국인 선수로 기대했던 니콜슨도 팀과 궁합이 맞지 않았고, 시즌 막판 발목 부상과 태도 논란 속에 팀을 떠났다. 케렘 칸터가 분전을 펼쳤지만,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선수 육성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은 2016~2017시즌 준우승 이후 봄 농구와 멀어지는 동안 신인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여러 차례 확보했지만, 확실한 전력 상승으로 잇지 못했다. 1순위로 품었던 차민석(소노), 이원석 등도 동기들과 비교해 성장세가 뚜렷하게 더뎠다. 좋은 순번을 얻고도 팀의 미래를 떠받칠 중심축을 좀처럼 키우지 못한 게 또 다른 아픔으로 남았다.

 

불가피한 변화 속 다시 출발선에 선다. 삼성을 이끌 새 수장의 과제는 분명하다. 무너진 수비를 세우고, 젊은 자원을 키우고, 더는 10위가 익숙하지 않은 팀으로 바꾸는 일이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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