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페이’ 시선 지운다… 최원준, 마법사 손 잡고 다시 쓰는 이력서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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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잘 데려왔다는 말, 꼭 듣고 싶어요.”

 

자유계약선수(FA) 협상 테이블에서 도장을 찍은 순간, 최원준(KT)은 끝이 아닌 ‘시작’을 먼저 떠올렸다. 자신을 향한 기대에 짓눌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스스로 세운 기준도 더 높아졌다. 흔들렸던 방망이와 뒤엉켰던 마음을 추스른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가고 있다.

 

새 시즌 출발이 경쾌하다. 최원준은 26일 현재 24경기서 타율 0.304(102타수 31안타) 1홈런 12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16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만 놓고 보면 0.381까지 치솟는다.

 

1, 2번 테이블세터 타순을 오가고, 수비에선 중견수와 우익수를 넘나든다. KT가 원했던 자리마다 들어가 제 몫을 해내며 팀의 선두 질주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워낙 좋다. 늘 기대가 큰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신을 둘러싼 의문부호도 조금씩 걷어내는 중이다. KT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최원준과 4년 최대 4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예상보다 큰 규모에 시장은 술렁였다.

 

구단의 판단은 분명했다. 나도현 단장을 비롯한 내부에선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에 주목했다. 상위 타선과 외야 곳곳을 두루 채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좌타자라는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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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평가는 달랐다. 직전 시즌 성적 때문이다. 최원준은 지난해 KIA와 NC에서 126경기 동안 OPS 0.621에 머물렀다. 규정타석을 채운 43명 중 이 부문 최하위였다. ‘오버페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배경이다.

 

최원준도 피하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하지 않겠다”고 운을 뗀 그는 “시간이 지나면 다를 것이다. KT에서 나를 ‘싸게 잘 데려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KT에 합류해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이른바 ‘멘털’적으로도 더 성숙해졌다. 이 감독과 코치진의 믿음도 한몫했다. 최원준은 “지난해 분명히 성적이 좋지 않았던 선수인데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계속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연습경기부터 1번으로 고정해 주셨고, 코치님들도 제가 준비해 온 모습을 존중해 주셨다. 그래서 더욱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법사 유니폼을 입은 최원준의 새 이력서는 이제 막 첫 장을 넘겼다. 최원준은 2026시즌 목표로 ‘3할 타율, 150안타, OPS 0.800’을 마음에 새겼다. 평소 구체적인 숫자를 앞세우지 않았지만, 올해만큼은 다른 접근이다. “그 정도는 해야 오버페이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제 가치도 증명할 수 있다고 봤다”는 설명이다.

 

팀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도 크다. 개인 성적이 뒷받침돼야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터. 책임감으로 중무장한 최원준은 “FA 전보다 지금이 더 뭔가를 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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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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