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 3할 보인다… “마치 이치로 같았다” 극찬까지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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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줄만 알았던 방망이가 펄펄 끓는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특유의 정교함에 장타까지 보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할대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은 3할 언저리까지 올라왔고, 감독 입에서는 “마치 이치로 같았다”는 극찬까지 나왔다.

 

이정후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경기에 6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작성했다.

 

안타 두 개는 모두 2루타였다. 좌우로 날카로운 타구를 하나씩 보내며 하루 전 시즌 2호포 포함 3안타 경기의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상승 곡선을 그려 나간다. 한때 타율이 0.143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부진한 타격감에 신음했다. 환골탈태했다. 최근 15경기서 OPS(출루율+장타율) 0.978을 기록했고, 최근 7경기만 놓고 보면 타율 0.400이다. 어느새 3할이 눈앞이다. 현시점 시즌 성적을 27경기 타율 0.287(94타수 27안타) 2홈런 10타점 OPS 0.773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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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지역 스포츠 라디오 방송국 KNBR에 따르면 토니 비텔로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의 달라진 타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비텔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갈 것 같다”며 “(자신이 어떤 타자인지에 대한) 본연의 리듬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마이애미전 첫 타석을 콕 집어 주목했다. 이정후는 당시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샌디 알칸타라를 상대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받아쳐 깔끔한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공을 끝까지 보고, 중심을 잃지 않은 채 정확히 받아치는 특유의 강점이 선명하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비텔로 감독은 여기서 스즈키 이치로를 떠올렸다. 그는 “어젯밤 중전 안타 때 투수를 향해 몸의 선을 유지한 채 때려내는 모습이 이정후의 영웅인 이치로 같았다”고 평가했다.

 

뜻깊은 극찬이다. 이치로는 빅리그에서만 통산 3089안타를 남겼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이정후는 그를 롤모델로 삼아 성장했고, KBO리그 시절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그의 등번호인 51번을 달고 있다.

 

컨택 능력에 강한 타구 생산까지 맞물리고 있다. 좋은 타구가 실제로 안타로 연결되면서 반등 폭도 커지는 모양새다. MLB 스탯캐스트의 ‘스퀘어드 업’은 배트 스피드와 투구 스피드를 바탕으로 가능한 타구 속도의 80% 이상을 끌어냈을 때 기록되는 지표다. 쉽게 말해 공을 얼마나 제대로 맞혔는지를 보여준다. 이정후는 25일 기준 스퀘어드 업 비율 36.2%로 MLB 상위 6%에 올라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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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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