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개운산행’(開運山行)이 새로운 등산 트렌드로 번지고 있다. 운을 트이게 한다는 뜻의 개운산행은 관악산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젊은 등산객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서울관광재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 방문객은 전년 동월 대비 14.8%, 2월에는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 인증, 정상석 사진, 산행복 스타일링까지 더해지며 등산은 이제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됐다.
다만 등산을 다녀온 뒤 거울 앞에서 예상치 못한 고민을 마주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종아리다. 마음은 개운해졌는데 다리는 묵직하고, 산행 전보다 종아리알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평소 하체 라인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산행 후 부은 종아리와 단단하게 뭉친 근육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등산은 분명 좋은 운동이다. 심폐지구력을 높이고 하체 근육을 쓰게 하며,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에서 벗어나 몸의 순환을 돕는다. 그러나 오르막과 계단, 바위 구간이 반복되는 산행에서는 종아리 뒤쪽 근육이 많이 동원된다. 발끝으로 지면을 밀어내며 올라가는 동작이 반복되면 비복근과 가자미근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산행 후에는 피로 물질과 부종이 겹치면서 종아리가 더 굵고 단단해 보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산행 한 번으로 종아리 근육이 갑자기 커졌다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다. 산행 직후 종아리가 커 보이는 현상은 실제 근육량 증가라기보다 일시적인 부종, 근육 긴장, 혈류 정체, 회복 부족이 함께 만든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산행 직후에는 종아리를 강하게 주무르기보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우선이다. 무리한 압박 마사지나 과한 폼롤러 사용은 오히려 근육과 연부조직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발목을 천천히 돌리고, 벽을 짚은 상태에서 종아리 뒤쪽을 늘려주며, 휴식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약간 높게 두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다음 날까지 당김이 심하다면 바로 강도 높은 하체 운동을 이어가기보다 걷기나 가벼운 순환 운동으로 회복 시간을 주는 게 낫다.
문제는 원래 종아리 근육이 발달한 체형이다. 같은 산을 올라가도 어떤 사람은 다리가 가벼워 보이고, 어떤 사람은 종아리알이 더 강하게 도드라진다. 이는 단순히 살이 쪘다거나 운동을 많이 해서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종아리 라인은 지방량, 근육 발달 정도, 발목과 무릎 정렬, 보행 습관, 신발 선택, 부종 체질 등이 함께 작용해 만들어진다.
지방이 많은 종아리인지, 근육이 발달한 종아리인지, 부종이 반복되는 종아리인지에 따라 관리 방향도 다르다. 지방형 종아리는 체중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이 기본이지만, 근육형 종아리는 단순 감량만으로 라인 변화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부종형 종아리는 짠 음식, 수분 섭취 부족, 장시간 서 있는 습관, 혈액순환 저하 등을 함께 봐야 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지만, 종아리알이 도드라져 치마나 반바지 착용이 부담스럽다는 고민으로 이어지는 경우 무작정 종아리를 세게 문지르거나, 검증되지 않은 홈케어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때문에 종아리알 축소술 등 의학적 도움을 받으려고 고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종아리알 축소술은 근육이 과도하게 도드라져 보이는 부위를 선택적으로 완화해 다리 라인을 한층 부드럽게 보이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종아리 바깥쪽이나 안쪽 알이 유독 튀어나와 치마, 반바지, 부츠 착용이 부담스러웠던 경우라면 시각적으로 다리선이 정돈돼 보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체중 감량이나 운동만으로 변화가 크지 않았던 근육형 종아리의 경우, 원인을 구분한 뒤 접근하면 하체 비율을 보다 자연스럽게 다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종아리는 걷고 서는 기능에 직접 관여하는 부위인 만큼, 단순히 알을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근육의 발달 위치와 정도, 지방층의 두께, 발목과 무릎 아래 라인의 비율, 평소 보행 습관까지 함께 확인한 뒤 접근해야 자연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운산행은 몸과 마음을 환기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운을 트이게 하겠다며 산에 올랐다가 종아리 고민을 남기지 않으려면 산행 전후의 준비와 회복을 챙겨야 한다. 오르기 전에는 발목과 종아리를 충분히 풀어주고, 산행 중에는 발 전체로 지면을 딛는 습관을 의식하는 것이 좋다. 내려온 뒤에는 종아리를 쉬게 하고, 다음 운동까지 회복 시간을 두는 것이 하체 라인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글=한승오 볼륨성형외과 대표원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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