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굿바이②] ‘영원한 랜드마크’ 일본에서 찾는 힌트…기자들의 취재기 1탄-도쿄돔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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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운동장 일대가 변신을 꾀한다. 이른바 잠실 스포츠·MICE 시설이 203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돔야구장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는 물론 전시, 컨벤션 시설, 호텔, 업무·상업시설을 갖춘 글로벌 문화 허브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삽을 뜨지 않은 만큼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터. 이럴 땐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일본은 앞서 다양한 시도들을 진행했다. 비즈앤스포츠월드는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 그리고 아시아 최초의 미국프로농구(NBA)식 구장 오키나와 아레나를 직접 취재한 바 있다.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잠실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일본 야구의 숨결이 살아 있다.’

 

일본 도쿄의 중심부, 빌딩 숲 사이로 거대하게 우뚝 솟은 구조물이 눈에 띈다. 저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 불리는 도쿄돔이다. 야구기자라면 꽤 익숙한 경기장이기도 하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동시에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를 취재하기 위해 도쿄돔을 방문했다. 당시 한국은 8강을 빚었다.

 

사진=이혜진 기자
사진=이혜진 기자

 

도쿄돔으로 가는 길은 경쾌하다. 기본적으로 교통이 편리하다. 도보 5분 거리 안에 지하철역이 3개(스이도바시, 가스가, 고라쿠엔)나 있다. 내리자마자 야구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가령 2026 WBC가 한창이던 시기엔 스이도바시역 편의점에서도 대회 MD를 판매했다. 공식 상점까지 가지 않아도 관련 상품을 살 수 있는 것. 심지어 항상 붐볐다.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별칭)’의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도쿄돔에 가까워질수록 신선한 광경에 시선이 쏠린다. 단순한 경기장이 아닌, 하나의 복합 도시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도쿄돔은 단일 시설이 아니다. 호텔, 쇼핑몰, 놀이시설이 결합된 ‘도쿄돔 시티’ 형태를 띤다. 없는 데 빼고 다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프랜차이즈점도 대거 입점해 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이곳이 야구장이 맞나 싶다. 실제로 도쿄돔 시티는 1년 내내 잠들지 않는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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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도쿄돔 안으로 들어가 보자. 입구부터 독특하다. 일반적인 경기장과 달리 도쿄돔의 출입구는 대부분 회전문으로 돼 있다. 도쿄돔이 세계 최초로 ‘에어 서포트’ 방식을 도입,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0.3% 높게 유지해 지붕을 떠받치는 구조인 까닭이다. 유독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장하는 순간 고막이 살짝 먹먹해지기도 한다. 회전문이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탓에 국제대회 땐 관계자들이 손수 속도를 조절하는 걸 볼 수 있다.

 

사실 겉모습만 보면 한국의 고척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부는 다르다. 일단 광활한 규모에 압도된다. 관중 4만3000석 규모다. 관중석과 필드와의 거리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해 어느 좌석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장실이나 MD 상점, 자판기 등 편의시설들도 큼직큼직하게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줄을 서는 것을 피할 순 없다. 나아가 천장 구조 특유의 반사음은 응원 소리를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 유독 웅장하게 느껴지는 배경이다.

 

사진=이혜진 기자
사진=이혜진 기자

 

선수들의 편의성 부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선수들이 가장 맘에 들어 한 부분 중 하나는 도쿄돔호텔과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이동할 수 있는 별도의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도쿄돔호텔에 묶는다면 숙소에서 구장까지 걸어서 올 수 있다. 더그아웃, 클럽하우스, 기자회견실도 모두 같은 층에 있다. 한국과는 달리 따로 기자실을 만들지 않고, 관중석 한 곳을 기자석으로 만들었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각각 조명부터 모니터까지 잘 돼 있다.  

 

도쿄돔은 1988년 개관, 4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노후화됐다는 이미지는 크지 않다. 일본 최대 규모의 LED 메인 전광판을 설치하고 좌석을 개선하는 등 꾸준한 변화를 꾀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적 공간, 잠실구장이 올해를 끝으로 작별을 고한다. 팬들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곳이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지금, 팬들은 단순히 긴 시간이 아닌 발자취를 꺼내볼 수 있는 공간을 염원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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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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