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있기에’, 때론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투수 소형준(KT)은 초반 흔들림을 딛고 5이닝을 책임졌고, 타선이 화끈한 지원사격으로 화답했다.
프로야구 KT가 3연승과 함께 시리즈 스윕을 완성했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서 8-3 승전고를 울린 것. 선발투수로 나선 소형준은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96개, 초반부터 주자를 내보내며 매 이닝 쉽지 않은 승부를 이어갔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결국 제 몫을 다했다. 시즌 3승째다.
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데일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호령의 안타, 김선빈의 볼넷으로 곧장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김도영에게 좌전 적시타(0-1)를 허용했고, 카스트로의 병살타 때도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순식간에 2실점을 떠안았다.
동료들이 앞다퉈 마운드 위 소형준을 도왔다. KT 타선의 힘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파이어볼러 중 한 명인 이의리의 구위로도 쉽게 잠재우기 어려웠을 정도다. KT는 22일 기준 팀 타율 1위(0.290)는 물론, 득점(131점), 안타(217개), 타점(124개), OPS(0.805) 모두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곧바로 맞불을 놨다. 1회 말 최원준과 김민혁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이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김현수의 안타와 장성우의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샘 힐리어드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만루를 채웠고, 오윤석이 동점 2타점 적시타(2-2)를 터뜨렸다. 이어 김상수의 1타점 2루타(3-2)로 경기를 뒤집었고, 폭투와 장준원의 적시타까지 더해 단숨에 5-2까지 달아났다.
소형준은 2회초에도 한 점을 더 내주며 다소 고전했다. 주효상과 박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호령의 2루수 땅볼 때 나온 내야의 포구 실책이 더해지면서 스코어 5-3이 됐다.
그렇다고 흐름을 완전히 내주진 않았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4회초에는 주자 두 명을 내보내고도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5회초에는 이날의 백미가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핵심 타자 김도영을 상대로 6구 승부 끝 삼진을 잡아냈다. 바깥쪽 배터박스 방향으로 절묘하게 파고든 투심 패스트볼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뒤 소형준은 “1회부터 2실점을 했는데 타선에서 바로 5점을 내주면서 마운드에서 정신차릴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 갯수가 많아 6회까지 던지지 못한 점이 스스로도 아쉽고, 불펜진에도 미안하다”며 “그래도 팀이 연승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다음 등판에는 오늘보다 더 개선된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 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저점 방어’가 번뜩인 하루였다. 5이닝을 채우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소형준은 이날 투심 60개를 중심으로 체인지업 21개, 커터 9개, 스위퍼 4개, 커브 2개를 섞어 던졌다. 주무기 투심의 경우 최고 시속 149㎞까지 나왔다. 상대 선발 이의리와의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이다. 이의리는 5이닝 4피안타 4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소형준이 초반 힘들게 이닝을 버텨냈지만, 3실점 후 ‘소형준’ 답게 좋은 투구를 하며 자기 역할 다했다”고 운을 뗀 뒤 “전용주와 스기모토, 한승혁, 우규민도 깔끔하게 매조지했다”고 칭찬했다.
KT 타선은 소형준이 내려간 뒤에도 힘을 냈다. 6회와 7회 각각 한 점씩을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 폭투 상황서 3루에 있던 힐리어드가 홈을 밟았고, 7회에는 김현수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8회엔 김상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이날 팀 8번째 득점까지 아로새겼다. 뒷문 역시 탄탄함을 자랑했다. 6회부터 바톤을 이어받은 전용주부터 스기모토 코우키, 한승혁, 우규민이 차례로 1이닝씩 실점 없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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