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깨진 전설…박성한의 질주엔 브레이크가 없다

사진=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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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졌다.

 

프로야구 SSG와 삼성의 맞대결이 펼쳐진 21일 삼성라이온즈파크. SSG 타자 가운데 유독 시선을 끄는 이가 있었으니, 내야수 박성한(SSG)이다. 대기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1번 및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성한은 1회 첫 타석에서부터 우익수 방면 깔끔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개막 19경기 연속 안타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프로야구 원년이었던 1982년 기억을 소환했다. 당시 김용희(현 롯데 2군 감독)가 작성했던 18경기 연속 기록을 뛰어넘었다. 무려 44년 만이다.

 

올 시즌 박성한의 존재감은 짙다. 맹타, 그 이상이다. 대부분의 타격 지표를 장악하고 있다. 21일까지 19경기서 타율 0.486(70타수 34안타) 1홈런 19타점을 홀로 책임졌다. 이 기간 타율 1위, 안타 1위, 볼넷(17개) 2위, 타점 3위 등을 마크했다. 정교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 심지어 파워까지 좋아졌다. 2루타(9개) 1위, OPS(출루율+장타율·1.270) 1위, 장타율(0.686) 2위 등을 자랑한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스탯티즈 기준)에서도 2.06으로 당당히 1위다.

 

사진=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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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박성한의 올 시즌 타율 분포도를 살펴보면, 웬만한 코스로 들어오는 공은 다 때려내고 있다. 심지어 스트라이크존 바깥 공까지도 안타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타구 질이 굉장히 좋다. 강한 타구 비율의 경우 지난해 25.1%에서 28.3%로 증가했다. 평균 발사각도 9.1도에서 10.0도로 소폭 조정됐다. 더 세게, 더 이상적인 궤적을 겨냥한 시도가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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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이 있을까. 스프링캠프, 나아가 시범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고민이 컸다. 좀처럼 자신의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과학적으로 접근했다. 구단의 바이오 메카닉스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 타격 방향성을 설정했다.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에 좀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임훈 SSG 타격코치는 “시범경기 때만 하더라도 페이스가 더뎠다. 타격 시 미세하게 무너져있던 중심축을 수정하면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2026시즌을 자신만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이대로라면 박종호(현대·삼성)가 2003~2004년, 두 시즌이 걸쳐 작성한 리그 연속 경기 안타 기록(39경기)에도 도전해 볼 법하다. 그간 인연이 없었던 골든글러브 역시 가까워질 수 있다. 박성한은 멀리 보려 한다.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이날 SSG는 박성한의 신기록이 나온 뒤 공수교대 시간을 활용해 축하하려 했으나 정중하게 거절했다.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마친 뒤에야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도전은 계속된다.

 

사진=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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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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