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2는 극악무도한 불법 사채꾼 일당을 처단한 뒤 다시 링 위에 오른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의 이야기다. 이번에는 무대가 더 커졌다.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가 새로운 전장이다.
전편의 건우가 세상의 악과 처음 마주하며 당황하던 청년이었다면, 시즌2의 건우는 3년이라는 시간의 흘러 더 강해졌다. 주먹의 힘만이 아니다. 지켜야 할 소중한 이들이 생겼고 세상의 악을 이미 한 번 겪은만큼 단단한 눈빛이 더해졌다.
22일 만난 우도환은 그런 건우와 닮아 있다. 질문을 듣는 내내 자주 웃었다. 농담도 곁들였다. 긴장보다는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이다. 다만 작품 이야기에 들어가자 눈빛은 금세 진지해졌다. 건우를 향한 애정이 워낙 깊어서인지 답변 곳곳에 캐릭터를 사랑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고민과 애정이 묻어난다.
지난 3일 공개된 사냥개들2는 공개 2주 차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1위에 올랐다. 시즌2의 흥행과 함께 시즌1 역시 다시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역주행했다. 우도환도 이번 화제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시즌1보다 속도가 빠르다고 하시더라. 순위도 순위지만 감사함이 크다”며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주시더라.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시청자분들과 소통하는 기분이라 재밌다. 올려주신 영상, 글 하나하나 찾아보는 게 요즘 제일 큰 재미”라고 밝혔다. 시즌1의 큰 성공 뒤에 찾아온 시즌2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다. 건우를 다시 꺼내어 연기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캐릭터와 현장을 향한 그리움이 컸기에 링 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건우의 시즌2를 흑화가 아니라 성장이라고 정의했다. 전편의 건우가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형들을 잃으며 악에 대해 알게된 인물이라면, 이번 건우는 악의 속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냉정해졌다.
우도환은 “백정(정지훈)은 더 센 악당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이길 수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건우가 가진 복서의 심장, 정의로운 마음이 어떻게 보면 걸림돌이 된다는 걸 느낀다”며 “챔피언 결정전에서 상처가 난 곳을 때리지 않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던 건우가 상처가 난 곳을 때려야 한다고 바뀌게 되는 거다. 그러지 않으면 소중한 누군가가 다치고,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백정과 싸울 때 붕대 안에 너클도 끼고, 내가 당했던 모든 반칙을 써가면서 싸운다. 그래야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범(태원석)의 팔을 부러뜨릴 때 대본을 보면서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건우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어였기 때문이다. 그의 목숨을 건드리지 않고 무기를 뺏앗은 것이다. 그렇다고 건우가 절대로 흑화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흑화했다면 목숨을 빼앗는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변화는 액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사냥개들은 더 빠르고, 더 거칠고, 더 직접적이다. 우도환은 “맨몸 액션의 특성상 피하거나 숨기댈 곳이 없다. 서로의 합이 틀리면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동작을 외우기 위해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마지막 경기만 해도 합이 300개에 달했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신뢰가 중요했다. 상대 배우를 믿어야 하고, 카메라를 믿어야 했다.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인파이팅과 아웃파이팅 등 시즌1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복싱 기술을 더 다양하게 담고 싶었다. 준비 기간 4개월 동안 액션 스쿨, 헬스, 달리기를 반복하며 몸을 만들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며 “맨손 액션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잘 해내야 한다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작품 밖 우도환의 변화였다. 건우만큼 성장했다. 내면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우도환은 “현빈 선배가 메이드 인 코리아(디즈니+)를 찍으면서 본인은 자신보다 한 살이라도 많으면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그만큼 경험이 진짜 중요하다는 거다”라며 “나도 계속 경험을 쌓다 보면 내 안에서 무언가가 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살아가면서 인간으로서도 그렇다”고 했다.
또 “내려놓는 것을 많이 배웠다. 강박을 내려놓는 것, 운동을 매일 해야 한다는 강박이나 나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 성공하려면 이런 건 지켜야 한다는 생각들을 조금씩 내려놓게 됐다. 좋은 선배님들과 작품을 하면서 남자 배우로서 현장에서 가져야 할 태도 같은 것들을 많이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우도환이 그려낸 건우는 여전히 순수한 영혼을 간직하고 있지만, 더 이상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함에 머물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괜찮은 척 웃어 보일 줄 알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즉각적으로 표출하기보다 안으로 삭이며 다음 수를 고민할 줄 안다. 이러한 변화는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당초 대본에는 승리의 희열을 만끽하며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설정이었으나, 실제 완성된 장면은 라면을 먹으며 다짐하는 건우의 모습이다. 우도환은 “건우의 마음으로 김주환 감독에게 아이디어를 냈다. 화려한 환호보다는 여전히 지켜야 할 일상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며 묵묵히 한 끼를 채우는 모습이 가장 건우다운 마침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우도환은 “시즌1을 끝냈을 때는 내가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던 것 같다. 이번엔 다르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더 많고, 스스로 더 잘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며 “건우라는 캐릭터가 없어지고 이대로 마무리되는 게 아쉽다.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긴 시간, 많은 회차를 함께해 본 적이 없다. 누구보다 닮고 싶은 캐릭터라서 계속 그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눈을 반짝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액션이라는 장르가 주는 쾌감은 확실하다. 건우와 우진을 비롯해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피땀 흘려 정성껏 빚어낸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시청자분들이 그 노고를 기분 좋은 재미로 느껴주셨으면 한다. 그저 집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이 이야기를 즐겨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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