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는 관악산에 올라 ‘기운을 받는다’는 이른바 ‘개운 산행’이 트렌드로 번지고 있다. 운을 틔우고 좋은 기운을 채우기 위한 산행이라는 의미의 이 표현은 SNS를 타고 퍼지며 젊은 층의 등산 수요를 끌어올렸다.
이뿐 아니라 러닝도 여전히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러닝 인구는 약 1000만 명 규모로 추산된다. 이처럼 일상 속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해 국민 생활체육 참여율은 62.9%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달리기와 등산은 모두 무릎에 반복 하중이 쌓이기 쉬운 활동이다. 계단이나 오르막, 장거리 러닝 뒤 무릎 앞쪽 통증이 이어진다면 젊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무릎연골연화증처럼 초기에 관리가 중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김상윤 이담외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러닝은 대표적인 체중 부하 운동으로, 반복적인 충격이 무릎 연골에 지속적으로 전달된다”며 “무리한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가 지속될 경우 연골이 점차 약해지면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 후 무릎 ‘시큰거림’, 무릎연골연화증 의심
무릎연골연화증은 슬개골 아래 연골이 부드러워지고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달리기 이후 무릎 앞쪽이 뻐근하거나 시큰거리는 느낌,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 오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불편감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연골은 혈관이 없어 자연 회복이 어려운 조직이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늦어지면 연골 손상이 진행되어 조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상윤 원장은 “무릎연골연화증은 ‘참고 버티는 질환’이 아니라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러닝·등산 뒤 무릎 통증, 아픈 부위에 따라 원인 다를 수 있어
러닝을 한 뒤 무릎 바깥쪽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장경인대 증후군을, 등산 후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 앞쪽이 시큰거리거나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설 때 불편감이 심해진다면 무릎연골연화증이나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같은 무릎 통증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와 악화되는 상황에 따라 원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상윤 원장은 “러닝과 등산은 모두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이지만, 통증이 생기는 방식은 같지 않다”며 “달린 뒤 무릎 바깥쪽이 아프다면 장경인대 마찰 문제를, 하산 뒤 무릎 앞쪽 통증이 두드러진다면 슬개골 주변에 부담이 쌓인 경우를 우선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초기 치료, 비수술적 접근은?
김상윤 이담외과의원 원장에 따르면 무릎연골연화증과 장경인대 증후군은 대부분 초기 단계에서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통증이 발생하면 러닝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 원장은 “운동 후 무릎에 열감이나 통증이 있다면 15~20분 정도 냉찜질을 시행해 염증을 완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허벅지와 엉덩이 근력을 강화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 방법으로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 통증 완화와 조직 재생을 유도할 수 있으며, 주사 치료도 도움이 된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 내 윤활 작용을 개선해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DNA 주사는 조직 재생을 촉진해 손상된 연골 주변 회복을 돕는다. PRP(자가혈소판 풍부혈장) 주사 역시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을 유도하는 치료로 활용된다.
이와 함께 도수치료를 병행하면 관절의 정렬을 바로잡고 근육의 균형을 개선해 통증 완화와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김상윤 원장은 “여러 비수술 치료를 환자의 상태에 맞게 병행하면 회복 속도를 높이고 만성화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래 활동하기 위한 조건, 무릎을 지키는 관리 습관
러닝과 등산을 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이 기본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속도와 거리, 산행 강도를 설정하고, 무리하게 보폭을 늘리기보다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릎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쿠션이 충분한 러닝화를 착용하고, 딱딱한 노면이나 경사가 심한 구간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등산 역시 하산 때 무릎에 부담이 집중되기 쉬운 만큼, 속도를 조절하고 충격을 줄이려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상윤 원장은 “무릎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통증이 느껴질 때는 운동을 무리하게 이어가기보다 쉬어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활동을 이어가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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