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반격 나선 토종 선발들… 관록의 류현진, 패기의 최민석

사진=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제공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일까. 2026시즌 프로야구 초반 토종 선발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선발 마운드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뚜렷했던 자리다. 그런데 올해만큼은 국내 투수들의 도전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테랑 류현진(한화)과 신예 최민석(두산)이 중심을 잡고, 다른 투수들도 힘을 합세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0개 구단이 총 92경기를 치른 20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평균자책점 톱10에는 케일럽 보쉴리(KT·0.78)가 1위를 달리며 외국인 투수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와중 국내 투수 5명이 이름을 올렸다. 최민석(두산·1.14)과 류현진(한화·1.50)이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이 밖에도 김진욱(롯데·1.86), 배동현(키움·2.61), 구창모(NC·2.82)까지 포함됐다. 

 

사실 시즌 초 국내 선발진을 향한 전망엔 물음표가 가득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개막전서 10개 구단 선발 10명 중 토종은 구창모 혼자였을 정도다.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최근 3년간 에릭 페디(전 NC), 제임스 네일(KIA), 코디 폰세(전 한화) 등 리그를 주름잡은 이름들은 외국인 투수였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 톱10에 든 국내 투수는 2024년 2명에 그쳤다. 지난해엔 상위 6자리를 모두 외인들이 차지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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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을 이끄는 주역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백전노장으로 우뚝 선 류현진이 노련함으로 버티고 있다면, 스무 살 프로 2년 차 최민석은 특유의 겁 없는 투구로 승부 중이다. 류현진은 시즌 첫 3경기서 평균 6이닝씩 꼬박 던지며 2승을 챙겼다.

 

무엇보다 팀이 크게 흔들릴 때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낸 점이 번뜩인다. 18일 사직 롯데전이 그랬다. 당시 6연패에 빠져 있던 한화는 분위기 반등이 절실했고, 류현진이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5-0 승전고를 이끌었다. 불펜의 부담까지 덜었다. 한화 뒷문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7.56에 머물러 이 부분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긴 이닝을 책임진 그의 호투는 더욱 값졌다. 

 

‘코리안 몬스터’는 여전히 진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새 구종인 스위퍼를 장착하며 또 한 번 카멜레온 같은 면모를 뽐냈다. 팀 동료이자 아시아쿼터 투수인 왕옌청(대만)과 캐치볼을 하던 중 감을 잡았다. 삼진 능력도 불붙은 듯하다. 현재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 8.5개를 작성하고 있다. 2024년 7.67개와 2025년 7.88개를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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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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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의 등장도 열기를 더한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으로서 17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4.40을 써내 가능성을 엿본 바 있다. 김원형 두산 감독에게도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고, 새 시즌 개막과 함께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첫 4경기서 3승 무패로 기대를 뛰어넘는 상승세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세 차례 기록했고, 유일하게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에선 5⅔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두산은 최민석의 호투 덕분에 1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공백을 버텨내고 있다. 선수 스스로도 성장한 부분을 체감하며 나날이 확신을 얻는 과정이다. 최민석은 “지난해까진 포수 리드에 따라 던지기만 했다면, 이젠 어떤 공을 던지는 게 유리할지 포수와 함께 의논하면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0승을 목표로 임하고 있다”는 힘찬 포부를 함께 띄워 보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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