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도 자궁질환 호르몬 치료 여성에게 치명적… ‘혈전 위험’ 경고

오는 24일부터 개정된 담배사업법이 시행됨에 따라,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연초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냄새가 적고 유해 물질이 덜하다는 인식 탓에 연초의 대체재로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여성이 늘고 있지만, 의료계는 전자담배 역시 여성 질환을 악화시키고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다. 특히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전자담배 흡연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전자담배도 전신 염증 유발해 자궁내막증·난소낭종 악화

 

전자담배 액상이 가열되며 발생하는 에어로졸에는 니코틴을 비롯한 다수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고 전신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자궁 밖으로 퍼진 내막 조직이 유발하는 염증성 질환인 ‘자궁내막증’ 환자가 전자담배를 피울 경우, 골반통과 극심한 생리통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니코틴의 혈관 수축 작용은 자궁과 난소로 향하는 혈류를 방해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단순한 난소낭종(물혹)마저 악화시킬 위험을 높인다.

 

◆피임약 복용 중 흡연, ‘혈전증’ 위험 5배 폭발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자궁 질환 치료제와의 상호작용이다.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진단 시, 생리양을 조절하고 병변 억제를 위해 경구 피임약이나 호르몬제(야즈, 비잔 등)가 흔히 처방된다. 문제는 피임약의 여성호르몬 성분이 혈액을 끈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전자담배의 니코틴이 더해지면 혈관이 좁아지고 혈소판이 쉽게 엉겨 붙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혈전증(Thrombosis)’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 대비 최대 5배 이상 급증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산부인과 학회는 35세 이상 흡연 여성의 경구 피임약 복용을 ‘절대 금기’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연초뿐만 아니라 니코틴이 포함된 전자담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

◆무조건 참기보다 근본적인 치료 고려해야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고 해서 전자담배의 니코틴 독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자궁 질환으로 호르몬 약을 복용 중이라면 금연해야 하며, 금연이 어렵거나 혈전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약물로 병변을 억누르는 대신 근본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하정 원장은 “최근에는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혈관 내로 접근해 병변으로 가는 영양분을 차단하는 자궁동맥 색전술, 흉터 없이 정교하게 혹을 제거하는 복강경수술, 그보다 더 정밀 치료인 단일공 다빈치 로봇수술 등 환자의 상태와 가임력 보존 여부에 맞춘 다양한 비수술 및 최소침습 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와 건강한 일상 회복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며, 진료 시 반드시 전문의에게 자신의 흡연(전자담배 포함) 사실을 알리고 최적의 치료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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