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을 뿐인데 걷지 못한다? “노년 낙상, 골다공증 골절이 더 무섭다”

나이가 들수록 ‘한 번 넘어지는 일’의 무게는 달라진다. 65세 이상에서는 약 3명 중 1명이 1년에 한 번 이상 낙상을 경험하고, 80세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타박상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낙상이 손목과 척추, 고관절 같은 부위의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골다공증이 동반된 고령층에서는 작은 충격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줄고 미세한 내부 짜임새가 약해지면서 뼈가 쉽게 부러지는 상태를 말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는 작은 낙상이나 가벼운 충격만으로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손목 골절은 비교적 흔하지만, 척추 압박골절이나 고관절 골절은 회복이 더디고 이후 일상생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주의가 필요하다.

수원S서울병원 김종우 병원장은 “노인 낙상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뼈 건강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며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집 안에서 가볍게 미끄러지거나 주저앉는 정도의 저에너지 손상도 손목 골절, 척추 압박골절,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목 골절은 노년층에서 자주 접하는 골절 중 하나다. 비교적 치료 성적이 좋은 편이지만, 정렬이 어긋나거나 관절면 손상이 동반되면 손목 기능이 떨어지고 통증이 오래갈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골밀도 저하가 본격화되면서 손목 골절이 골다공증의 첫 신호처럼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척추 압박골절은 더 놓치기 쉽다. 허리를 삐끗했거나 단순 근육통이 생긴 것으로 오해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절이 진행되면 통증이 심해질 뿐 아니라 키가 줄고 등이 앞으로 굽는 자세 변화까지 나타날 수 있다. 고령층이 갑자기 허리를 펴기 힘들어하거나, 별다른 큰 사고 없이도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압박골절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김 병원장은 “척추 압박골절은 참으면 낫는 허리통증으로 여기고 버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 환자에게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이 생기고 키가 줄거나 자세가 굽는 변화가 보인다면 단순 통증 치료에 앞서 영상검사와 골밀도 평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고관절 골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혼자 걷기 어렵고, 장기간 누워 지내는 과정에서 폐렴이나 혈전, 근감소, 전신 쇠약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서는 고관절 골절 뒤 1년 내 사망률이 약 10~30% 수준으로 보고될 만큼, 노년기 골절 가운데서도 예후가 무거운 편으로 평가된다.

 

김 병원장은 “중요한 것은 치료보다 예방이다.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발에 걸릴 수 있는 작은 러그나 전선은 치워야 한다. 계단과 복도에는 손잡이와 충분한 조명이 필요하다”며 “평소에는 걷기와 가벼운 하체 근력 운동, 한발 서기 같은 균형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낙상 위험을 낮춰야 한다. 여기에 골밀도 검사를 통해 뼈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까지 이어가는 것이 노년기 골절 예방의 핵심으로 꼽힌다”고 조언했다.

 

이어 “낙상은 나이 들면 당연히 겪는 일이 아니라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위험”이라며 “집 안 환경 정비와 하체 근력, 균형 운동,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함께 챙기면 치명적인 골절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