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집사 박기자가 간다] 봄날의 묘연… 디어레이 ‘벚꽃 바자회’

디어레이 벚꽃 바자회 방문객이 ‘관식이 쿠션’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벚꽃 바자회 방문객이 ‘관식이 쿠션’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를 매개로 고양이 보호소와 고양이 집사, 고양이 용품 업체가 하나가 되는 자리죠.”

 

고양이구조보호단체 디어레이(옛 레이앳홈)의 ‘벚꽃 바자회’가 18일 경기 파주시의 출판단지 내 모처에서 열렸다. 김은희 디어레이 대표는 여러 업체들의 후원으로 바자회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전국의 고양이 집사와 애묘인들이 보호소의 고양이들과 ‘묘연’을 맺을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앞서 디어레이 측은 이번 행사의 개최를 알리며 야외 바자회 현장에서 보호소 고양이들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고양이는 보통 외출이 추천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가 있는지 궁금했다. 귀한 휴무일에 파주로 향하는 길, 읽고 있는 책(‘고양이, 부르면 오지 않는 것들’, 이순원 황인숙 서성란 외, 2026, 잉걸북스)에서 마침 이런 문구가 나왔다.

 

고양이는 불러도 안 가. 네가 찾아와야지. (권혜린, ‘이동식 복도’)

 

벚꽃 바자회 행사장 전경. 박재림 기자
벚꽃 바자회 행사장 전경. 박재림 기자
벚꽃 바자회 행사장 바로 옆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과 어린이 방문객이 철망을 사이로 교감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벚꽃 바자회 행사장 바로 옆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과 어린이 방문객이 철망을 사이로 교감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약 1시간 30분이 걸려 바자회 현장에 도착해서야 마침내 의문이 풀렸다. 바자회가 열리는 잔디밭 정원 바로 옆에 디어레이의 보호소가 있었고 철창 사이로 고양이들이 방문객들과 교감하고 있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외에는 보호소 내부 출입은 막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개냥이’들은 일반 방문객과 제한적인 스킨십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바자회 공간에 걸린 입양홍보 사진들 외에도 굿즈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고양이도 있었다. 디어레이의 슈퍼스타 관식이다. 지난해 3월 경북 산불 당시 영덕군에서 불길에 그을리고 다리를 다친 채 구조된 관식이는 올해 초 확연히 건강해진 모습에 더해 남들보다 큰 머리 크기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름을 알렸다.

 

디어레이 관계자는 “메인 후원사인 한국마즈의 도움을 받고 관식이 쿠션과 열쇠고리(키링), 스마트폰 그립톡, 스티커, 손부채를 제작했다”며 “관식이는 여전히 집중적인 치료와 돌봄이 필요해 방문객들이 직접 만나기는 어렵지만 그래서 더더욱 굿즈를 향한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벚꽃 바자회의 메인 후원사인 한국마즈의 캣푸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박재림 기자
벚꽃 바자회의 메인 후원사인 한국마즈의 캣푸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박재림 기자
파주의 길고양이들이 모델이 된 엽서 등 굿즈가 진열돼 있다. 박재림 기자
파주의 길고양이들이 모델이 된 엽서 등 굿즈가 진열돼 있다. 박재림 기자

 

그밖에도 고양이 간식(한국마즈, 대주펫푸드, 건강한펫, 카토빗), 캣타워(그린에일, 키맥스), 스크래처(키맥스, 레옹펫, 캣츠빌리지), 오르카홈(알레르기 케어 침구), 고양이 식기(스튜디오얼라이브, 보울보울), 쿠션(고롱고롱), 탈취제(오션, 고강탈) 등 업체들이 후원한 여러 제품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애묘인 작가들이 직접 만든 식기, 화분, 엽서, 매트 외에도 고양이 모양의 마들렌 같은 먹거리도 눈에 띄었다.

 

디어레이 관계자는 “2019년 첫 바자회 이후 햇수로 7년째인데 전국의 고양이 집사님들이 찾아주신다. 오늘도 부산에서 방문하신 분이 있다”고 말했다. 고마운 방문객들을 위해 바자회 판매가를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잡은 가운데 수익금 전액은 보호소 고양이들의 병원비와 돌봄 비용으로 쓰인다.

 

바자회 방문객이 오르카홈의 알레르기 케어 침구를 살펴보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바자회 방문객이 오르카홈의 알레르기 케어 침구를 살펴보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양이 모습으로 만들어진 마들렌. 박재림
고양이 모습으로 만들어진 마들렌. 박재림

 

경기 용인시에서 2시간 40분을 달려왔다는 홍준희 씨는 “SNS에서 고양이 바자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취지가 너무 좋은 행사라 딸과 함께 방문했다”며 “반려묘 밤이·송이를 9년째 모시는 집사여서 스크래처, 식기, 액세서리 등을 다양하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기자도 반려묘에게 짜먹는 간식을 급여할 때 딱일 것 같은 고양이가 그려진 숟가락, 고양이 엽서와 스티커, 우리집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템테이션 간식 외에도 같은 경북 출신의 의리로 관식이 쿠션도 구매했다.

 

19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이번 바자회의 유일한 아쉬움(?)은 벚꽃 바자회임에도 대부분 벚꽃이 진 것. 디에레이 관계자는 “지난주만 해도 벚꽃이 만발이었는데 일주일 사이에 대부분 꽃잎이 떨어졌다”며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살리려고 일부러 꽃잎들을 치우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벚꽃 아래 열린 디어레이 바자회. 박재림 기자
벚꽃 아래 열린 디어레이 바자회.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바자회는 연 2회 열린다. 지난해까지 5·10월 개최했는데 올해부터 4·9월로 옮겼다. 가을 행사는 울긋불긋한 단풍과 낙엽으로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김은희 대표는 “바자회를 통해 고양이들을 만나 묘연을 맺고 자원봉사 및 입양으로 이어질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방문객이 봉사활동을 문의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봉사활동과 입양 문의 및 신청은 디어레이 네이버카페와 SNS에서 하면 된다.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의 사진이 바자회 현장에 걸려 있다. 박재림 기자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의 사진이 바자회 현장에 걸려 있다. 박재림 기자
관식이 쿠션과 반려묘의 첫 만남. 박재림 기자
관식이 쿠션과 반려묘의 첫 만남. 박재림 기자
 

 

오갈 곳 없는 고양이 200마리 동고동락… “돌봄 자부심”

 

2023년 파주에 자리 잡은 디어레이 보호소에는 약 200마리 고양이가 생활 중이다. 김은희 대표 포함 4명의 직원이 돌보는데, 김 대표는 이곳에 거주하며 매일 수액을 맞거나 약을 먹어야하는 중증 고양이 30여 마리를 케어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장애를 앓고 있어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50마리 정도를 구조하는데 지난해는 경북 산불 당시 다친 고양이 약 40마리를 안동, 의성, 영덕에서 데려왔다.

 

고양이 친화적인 보호소 환경과 세심한 맞춤 케어는 디어레이의 자부심이다. 김 대표는 “여러 수의사 분들이 보호소를 살펴보고 너무 운영이 잘 되고 있어서 놀랍다고 할 때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좋은 환경에서 지내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일반 가정으로 입양되는 고양이가 매년 20마리 정도 된다.

 

디어레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사단법인이 되기 전까지 김 대표는 보호소 운영비의 상당수를 사비로 충당했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치르는 바자회는 안정적 보호소 운영을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파주=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이 간식을 먹고 있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이 간식을 먹고 있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들.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 박재림 기자
디어레이 보호소의 고양이. 박재림 기자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도그어스플래닛이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를 위해 슈퍼모델과 유기견이 함께 런웨이를 펼치는 ‘리홈 런웨이(Re Home Runway)’를 개최합니다. 이날 행사에서 반려견과 함께 런웨이 무대를 경험할 반려가족을 모집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QR코드를 확인해주세요.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