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not about distance, but about control.
트렌드를 지웠다. 홍지원(26·요진건설)이 정확한 샷을 바탕으로 부활의 노래를 불렀다.
홍지원은 17일 경남 김해 가야CC(파72·6311.1m)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첫날 1라운드에서 노보기에 버디만 7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전예성(삼천리), 김민선7(대방건설)과 함께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길었던 부진의 신호탄을 쐈다. 홍지원은 2018년 KLPGA에 입회했고, 2021년 투어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비거리보다는 정확도 높은 샷을 바탕으로 조금씩 성장했다. 특히 큰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빅게임 헌터’로 불렸다. 투어 2년 차였던 2022년 메이저대회인 한화 클래식에서 생애 첫 투어 정상에 올랐고, 이어 2023년 또 다른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개인 2승째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샷에 대한 정확도가 높았기에 가능했다. 통상 메이저대회일수록 코스가 어렵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탄탄대로만 달릴 것 같았던 그의 행보는 기대와 달랐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졌다. 장기 레이스에 대한 체력적인 부담이 누적됐고, 특히 비거리에 대한 나름의 고민으로 샷이 흔들렸다. 최근 3년간 파4, 5홀 스탯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비거리의 경우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던 2023년 226.78야드였다. 2024년 229.77야드, 2025년 231.36야드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반대급부로 정확도는 떨어졌다. 2023년 파4, 5홀 페어웨이 안착률은 85.17%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 78.12%로 급감했고, 2025년에도 73.75%로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홍지원은 최근 2년간의 부진을 털기 위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날 라운드를 마치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 러닝을 정말 많이 하면서 보완했다”고 전했다. 이어 “거리보다는 정교한 샷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장점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시즌을) 준비했다”며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차근차근 내 골프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홍지원을 플레이는 무결점 그 자체였다. 이날 스트로크 게인드 수치를 살펴보면, 모든 샷에서 플러스(+)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보다 좋은 샷을 구사했다는 의미다. 티샷의 경우 0.32, 어프로치 2.35, 그린주변 1.23, 퍼팅 2.26으로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1라운드를 공동 1위로 마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이라이트는 1(파4), 2(파3)번 홀이었다. 1번 홀의 경우 티샷 비거리가 221.5야드(202.5m)에 그쳤다. 1라운드 파4 홀 평균 비거리가 243.48야드였다. 하지만 홍지원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세컨드 샷을 시도하기에 최적의 스폿이었다. 실제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렸고, 약 10야드 퍼팅까지 성공시키며 버디를 낚아챘다. 기세를 탄 홍진영은 2번 홀에서도 버디를 솎아내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홍진영은 “최대한 차분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노보기 플레이로 좋은 스코어를 만들 수 있었다”며 “버디 찬스가 몇 차례 더 있었는데 살리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지만, 어려운 퍼트도 많이 성공시키면서 7언더파라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샷에 대해서도 “비거리가 조금 늘어난 것은 맞지만, 최근 루키 선수들과 비교하면 특별히 긴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골프가 비거리만으로 결정되는 스포츠는 아니다. 내 장점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플레이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거리를 위해 스윙을 과감하게 바꿀 생각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겨울 동안 열심히 준비해 온 만큼 오히려 부담보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김해=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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