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피자 안에서 한 조각을 더 나누는 셈이다.”
선거철 야구 공약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대체로 걱정투성이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청사진은 자칫 지역에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각에선 애초에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보단 주목도 확보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감당하기 어려운 체급의 공약을 경계한다. 구강본 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신규 구단 창단론부터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정치적 수사’라는 날이 선 표현까지 꺼냈을 정도다.
그는 “프로야구는 팀 수만 늘린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기본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연고 기업의 투자 여력, 지역 인구 규모, 시장성, 수익 배분 구조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구 교수는 종목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인기에 기대 프로야구 유치부터 앞세우는 접근을 문제로 봤다. 지자체 입장서 축구는 경기 운영 주기가 길고, 농구와 배구는 실내체육관 기반으로도 팀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야구는 경기 수가 많고 운영비 부담도 큰 종목이다. 이런 차이를 외면한 채 무작정 프로야구 유치론만 꺼내드는 것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물론 스포츠계 전체로 봐도 반길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프로야구단이 추가될 경우 리그 전반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단서 마케팅팀장을 지낸 김경민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도 냉철한 평가를 내놨다. 현재 KBO리그 시장이 무한 확장 국면은 아니라고 본 것. 선수 수급과 흥행 모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5만석급 돔구장 유치 경쟁을 향해선 “이 규모라면 대형 관객을 정기적으로 모을 수 있어야 하는데, 아티스트와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공연 수요와 관광 동선, 소비 시장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돔구장은 고정비가 막대하다. 군소 도시에겐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공약을 꺼낸 지자체와 정치인들에게서) 1년 365일 이 시설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고민의 흔적이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지역사회에 어떤 효과를 남길 수 있을지도 중요할 터. 김 교수는 “경기장 하나가 들어서며 원도심 개발과 상권 활성화 등 지역 전체를 움직이는 기폭제 역할까지 해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아무 곳에나 지을 순 없다. 규모에 걸맞은 배후 인프라와 교통망을 갖춘 곳에 들어서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의 2군 구단 창단 시도 역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경기장 확보와 운영 예산, 장기 재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구 교수는 “도시 규모와 시장 환경에 맞는 전략 없이 인기만 좇아 유치를 추진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권에서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만큼 결코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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