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잡았다' 챔피언스컵 4강 진출+월드컵 예행 연습…손흥민, 고지대 고전 속 ‘대표팀 힌트’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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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겪어보지 못한 고지대는 예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호흡은 빠르게 가빠졌고 공은 예상보다 더 멀리 뻗어갔다. 경험 많은 에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LAFC)에게도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럼에도 월드컵 대비 고지대 예행 연습,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4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LAFC는 15일 멕시코 푸에블라의 에스타디오 쿠아우테목에서 끝난 크루스 아술(멕시코)과의 2026 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지난 8일 홈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덕에 합계 스코어 4-1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우승을 향한 희망을 이어간다. 대회 최고 성적은 준우승(2020·202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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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과 손흥민 모두에게 중요한 무대였다. 이번 경기가 열린 쿠아우테목은 해발 2130m의 고지대로 ‘원정팀들의 무덤’이라 불린다. 손흥민에게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월드컵 대비 고지대 적응을 점검하는 시험대였다.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해발 1570m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 치른다. 고지대 적응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고지대에서는 평지보다 산소 농도가 약 20% 이상 낮아 심폐 능력에 부담이 크다. 호흡이 빨라지고 피로가 빠르게 누적된다. 또한 공기 저항이 줄어들며 공의 궤적에도 변화가 생긴다. 평지보다 더 빠르게 뻗어가고, 바운드가 일정하지 않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손흥민도 고전했다. 풀타임을 뛰었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LAFC가 1차전 대승으로 수비 중심 운영을 택한 영향도 있다. 대표팀이 준비 중인 ‘선수비-후역습’ 구상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다만 이날 손흥민은 역습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제치지 못했고, 프리킥 정확도도 평소보다 떨어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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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경기 막판에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빠른 역습을 전개하며 상대 진영 깊숙이 침투했고, 측면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 수비의 핸드볼 반칙이 나왔다. 키커로 나선 드니 부앙가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고지대 여파는 숫자로도 드러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6.2를 부여했다. 기록도 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77%(10/13회)로 다소 아쉬웠다. 선발 출전한 LAFC 선수 중 가장 저조한 평점이다. 팀 역시 점유율 29%, 슈팅 6개(유효슈팅 1개)에 그치며 전체적으로 고전했다.

 

 이번 경험은 홍명보호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대표팀은 고지대 적응을 위해 고도가 비슷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1330m)에 사전 캠프를 진행한 뒤,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대회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효율적인 고지대 적응을 위해 현재도 의학 전문가와 소통하며 적응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100분 가까이 고지대에서 뛴 경험은 힌트다. 향후 대표팀 전술 및 체력 관리 측면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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