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전주원의 길, 전주원의 농구를 찾아가야 한다.”
노을이 저문 자리엔, 어김없이 새로운 여명이 떠오른다.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이 ‘전설’ 전주원(54) 시대를 연다.
우리은행은 15일 전주원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위성우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총감독으로 자리를 옮겨 지원 사격한다. 구단 측은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전했다. 전 감독은 “이제 첫발을 내디딘다”며 “프로 감독이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빠르게 길을 찾아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전 감독은 선수로 20년(1991년~2011년), 지도자로 15년(2011년~2026년)을 보내며 한국 여자농구의 역사를 썼다. 현역 시절엔 7회 우승과 어시스트상 10회를 달성하며 40세까지 코트를 누볐다. 특히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트리플더블(11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기록했다.
지도자로서도 성과를 이어갔다. 2011년 신한은행 코치를 시작으로, 이듬해 우리은행에서 위성우 현 총감독과 함께 정규리그 우승 10회, 통합 우승 7회를 이끌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기도 했다.
화려한 이력서가 펄럭이지만, 전 감독은 프로 감독은 처음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처음엔 다들 어렵고 힘들지 않나”라면서 “할 일이 많다. 코치 선임도 해야 하고 선수 구성도 고민해야 한다. 올 시즌 선수들이 부상이 많았던 만큼 그들이 빨리 돌아오는 것도 중요하다. 6월쯤부터 훈련을 시작할 예정인데, 그전까지 잘 준비해놓겠다”고 전했다.
WKBL 5호 여성 사령탑이다. 전 감독 선임으로 새 시즌 WKBL에선 절반이 여성 사령탑으로 꾸려졌다.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 한층 더 재밌어질 전망이다. 전 감독은 “먼저 감독이 되신 분들이 길을 잘 닦아주신 덕분에 많은 축하 속에 감독이 된 것 같다”며 “과거엔 여성 지도자들이 없었는데 늘어난 추세가 고무적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내가 더 잘,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위 감독은 조력자로 역할을 바꾼다. WKBL 최초의 300승, 포스트시즌 최다승(36승)을 기록한 명장이다. 우리은행을 농구 명가 반열에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단의 재계약 의지는 강력했지만,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위 감독의 의지가 더 확고했다. 그는 “전 감독을 믿는다”며 “충분히 잘할 테니 기대해주시고,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진심 가득한 응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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