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유 선언한 프랑스…K-전기차·배터리 훈풍 분다

2030년까지 전기화에 17조원 규모 지원
현대차·기아 1년 새 1·2월 점유율 17.7%↑
국내 배터리 3사도 실적 개선 ‘청신호’

이란 전쟁 여파로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전기차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와 에너지 안보 불안이 커질수록 전기차 전환 필요성이 다시 힘을 받는 구조여서다.

프랑스의 경우 국가 차원의 전기화 전략까지 꺼내 들었다. 이와 관련 유럽 시장을 겨냥한 현대자동차·기아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수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울산 1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아이오닉 5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의 울산 1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아이오닉 5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10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기화 전략을 발표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프랑스 에너지 소비의 60%는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며 “우리가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는 한 계속해서 타국의 전쟁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를 더 독립적으로 만들기 위해 전기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생활 전반의 전기화 지원 규모를 현재 연간 55억 유로(약 9조5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100억 유로(약 17조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서는 “막대한 금액이긴 하나 새로운 예산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세금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확대 정책도 이번 전략의 핵심이다. 르코르뉘 총리는 ‘중산층의 장거리 운전자’를 위해 올해부터 추가로 5만대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30년까지 신차 3대 중 2대는 전기차여야 한다”며 내년에는 연간 40만대, 2030년에는 10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업계에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프랑스의 이번 정책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과 생산 확대 기조가 맞물릴 경우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이는 유럽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는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및 선진국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산할 수 있기에 더욱 기대감을 갖게 된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 세계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인도량은 228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9만5000대로 17.7%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3.3%에서 4.1%로 상승하며 전체 6위를 유지했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는 판매량이 4.8%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온기가 번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완성차 전기차 판매 확대와 맞물려 실적 개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프랑스의 국가 전기화 전략이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완성차와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새 수요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자동차 수출 흐름도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발표한 ‘2026년 3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3월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6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증가했는데 친환경차가 전체 수출을 이끈 점이 눈에 띈다. 3월 친환경차 수출은 9만804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2.6%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6만8378대로 62.9% 늘며 친환경차 수출의 70%를 차지했다. 전기차 수출도 2만7541대로 32.7% 증가했다.

내수에서도 친환경차 판매는 확대됐다. 3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9만783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0.3%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5만4517대로 9.9%, 전기차는 4만1232대로 123.7%, 수소차는 1050대로 161.8% 각각 늘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1031대로 20.8% 감소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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