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곽튜브 논란으로 본 영향력의 시대

곽튜브.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곽튜브.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유튜버 곽튜브의 산후조리원 협찬 논란은 사실 단순한 사건이다.

 

곽튜브는 최근 SNS에 득남한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산후조리원 이름과 ‘협찬’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아마도 산후조리원 측이 채널 내 노출을 기대하고 룸 업그레이드 협찬을 제안했을 테고, 곽튜브가 이를 받아들인 후 실제 영상화 작업 전에 먼저 이를 알렸다고 보는 게 객관적인 정황이다. 기업이 광고 효과를 노리고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아내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해당 산후조리원의 2주 이용료가 수천만원에 달하고 룸 업그레이드 차액만 최대 1800여만원이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소속사는 “전체 협찬이 아닌 객실 업그레이드와 일부 서비스만 제공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곽튜브는 사과문을 올리고 협찬 차액을 전액 배상했으며 미혼모 지원을 위해 3000만원을 기부하며 진화에 나섰다.

 

사안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불씨는 살아남았다. 민원이 접수되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2016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그 배우자, 각급 학교 교직원, 언론인이 적용 대상이다. 공직자 배우자는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한 금품 수수가 금지되며 1회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냉정히 따져보면 청탁금지법 적용은 마녀사냥이라는 느낌이 든다. 산후조리원이 협찬을 제공한 건 공무원 아내의 직위 때문이 아니라 인플루언서 남편의 채널 덕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아내의 업무가 산후조리원을 관할하는 여성가족과, 복지과 등이 아니라면 직무 관련성 요건은 성립하기 어렵다. 곽튜브 본인도 “배우자의 직무와 무관한 사적 계약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애초에 청탁금지법에 저촉되기 어려운 사안이다. 만약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광고와 협찬이 수입의 한 축인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배우자는 공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에도 대중의 불편함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여전하다. 이 불편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인플루언서는 법적으로 공인이 아니지만 현실은 다르다. 유명 인플루언서는 수십, 수백만명의 일상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브랜드를 띄우거나 가라앉힐 수 있다. 사회적 영향력만 놓고 보면 이미 공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청탁금지법이 언론인을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논리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큰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일수록 스스로 위상에 걸맞은 행동 기준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6년에는 지금 같은 인플루언서 산업을 상상하기 어려웠겠지만 현재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은 웬만한 언론사를 능가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적용되는 건 광고 표시 의무가 전부다. 이해충돌이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규율은 없다. 영향력은 공인 수준이되 책임은 여전히 사인의 영역에 머물러 있어 대중의 심리와 괴리가 생긴다. 인플루언서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의 재정립과 제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기범 연예문화 부장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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