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1G 18사사구…‘역대급 볼넷 페이스’ 한화를 말려주세요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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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를 던져라!’

 

마운드 위 투수가 던지는 가장 무기력한 공은 무엇일까. 볼넷이다. 가장 비효율적인, 공짜 출루 허용이다. 미처 손을 쓸 새도 없다. 타자가 100% 확률로 걸어 나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한다. 투구 수가 늘어나는 것은 기본, 경기 흐름을 통째로 내줄 수 있다. 동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야수들의 수비 기회를 박탈하는 동시에 집중력 저하를 일으킨다. ‘괴물’ 류현진이 과거 인터뷰서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 마운드에 ‘비상벨’이 울린다.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평균자책점 6.38(10위)을 마크했다. 특히 뒷문이 헐겁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9.05(10위)까지 치솟았다. 리그 평균(5.42)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선발(4.01·4위)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앞에서 잘 막아도, 뒤에서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치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블론세이브(BS) 3회로, 키움(4회) 다음으로 많다.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또한 0.714에 불과하다. 전체 9위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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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볼넷이다. 많아도 너무 많다. 9이닝 당 평균 6.09개를 내줬다(총 86개). LG(46개)와 40개나 벌어져 있다. 단순 수치로 계산해보면 한 시즌 884.6개에 달한다. 그 어떤 리그에서도 보기 어려운 수치다. 몸에 맞는 볼도 13개로 가장 많다. 14일 대전 삼성전이 대표적이다. 사사구로만 18번(볼넷 16개, 몸에 맞는 볼 2개) 출루시켰다. LG가 1990년 5월5일 잠실 롯데전서 작성했던 기존 한 경기 팀 최다 사사구 허용 기록(17개)을 깼다. 볼넷으로만 해도 SK(SSG 전신)가 2020년 9월9일 키움전서 내준 한 경기 최다 볼넷(16개) 타이다.

 

중심에 마무리 김서현이 있다. 7경기서 볼넷 12개를 내줬다. 피안타율이 2할대 초반(0.227)임에도 이닝 당 출루허용률이 2.83에 이른다. 마무리 투수에선 보기 어려운 수치다. 삼성전에선 가히 절정에 이뤘다. 11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1이닝) 볼넷 6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기록했다. 안타는 단 한 개였지만 실점은 3점까지 올라간다. 6회까지 5-0으로 앞서고 있었음에도 연패탈출에 실패했다. 심지어 적시타도 없었다. 삼성은 볼넷과 폭투만으로 6점을 올렸다.

 

벤치의 움직임도 물음표를 자아낸다. 이날 한화는 9명의 투수를 쏟아 부었다. 불펜 불안을 알고 있는 만큼 이닝 쪼개기가 자행됐다. 선발투수 문동주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4이닝을 8명의 투수가 맡았다. 사사구가 나오면 바로 교체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김서현에게만은 달랐다. 8회 이미 3개의 볼넷을 내줬음에도 9회 또 올렸다. 심지어 누상이 모두 채워지고 밀어내기 볼넷까지 2개더 나온 뒤에야 교체했다. 마무리에 대한 신뢰라기엔, 다소 무모해 보인다. 뚝심과 고집 사이 방황하는 동안 한화를 향한 시선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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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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