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실의 뜨거운 화덕 앞에서 고군분투하던 ‘탁구’가 성숙한 ‘사장님’이 되어 돌아왔다. 화려한 스튜디오 조명 아래 선 배우 윤시윤은 의욕 넘치는 패기 대신, 후배들의 긴장을 갈무리하는 노련한 선배의 공기를 뿜어낸다. MBC ‘지붕뚫고 하이킥’의 해맑은 고등학생에서 ‘모범택시3’의 서늘한 빌런까지. 쉼 없이 변주해온 그가 선택한 다음 무대는 그의 뿌리와 맞닿은 베이킹이다. 역시 뭐 하나 예상대로 가지 않는다. 자신의 고유한 헹보를 바탕으로 K-디저트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윤시윤의 결단은, 영리하면서도 진정성 넘치는 정공법이다.
◆김탁구 20년 뒤, 왕에서 사장이 되어 돌아오다
윤시윤에게 베이킹은 운명과도 같은 키워드다. 시청률 50%를 기록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천재 제빵사로 살았던 그는 20년이 흐른 지금, 디저트 서바이벌의 수장으로 귀환했다. 그는 “과거에는 빵을 평정한 직원이었는데, 20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며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제작진 역시 그의 성실하고 따뜻한 이미지와 ‘제빵왕’이라는 고유의 서사가 K-디저트의 장인 정신을 전달하는 데 최적격이라 판단했다.
윤시윤은 이번 프로그램을 단순한 예능이 아닌 ‘아시아 디저트의 반격’이라 정의했다. 서양의 입맛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인에게 어울리는 우리만의 디저트를 전 세계에 보여줄 때가 왔다는 확신이다. 윤시윤은 “우리가 이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며 시대적 흐름과 플랫폼의 힘이 한국을 향하고 있는 지금이 K-디저트를 알릴 적기라고 강조했다. <Bite me Sweet>(바이트 미 스위트)는 ‘뮤즈’라 불리는 차세대 한류스타 5명이 동남아 각국의 유명 파티시에들과 짝을 이뤄 K-디저트 경연을 펼치는 리얼리티쇼다. 총 10부작이며 아시아 대표 OTT 플랫폼 Viu를 통해 4월 17일 첫 공개되고, 국내에서는 4월 24일부터 Wavve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어설픈 풋풋함이 빚어낸 ‘한 입의 명품’
MC로서 지켜본 경연 현장은 치열함보다는 성장 서사에 가까웠다. 윤시윤은 첫 회의 매력을 ‘어설픔’과 ‘생날 것의 귀여움’으로 꼽았다. 방송에 임하는 각오 속에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던 5인의 뮤즈들(성승하·차주완·임성균·이세온·배민기)이 처음 접하는 디저트의 세계에 매료되며, 점차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그는 “서로 어색했던 팀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며 마지막 회에 이르러 뭉클한 변화를 보여준다”고 출연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시윤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단순한 진행자를 넘어 후배들의 가디언(보호자)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뮤즈들이 가진 달란트가 너무 좋다”며 “그들이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미리 치워주거나,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안전하게 펜스를 쳐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시윤은 출연자들이 서바이벌의 압박감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경쟁이라 생각하지 말고, 누군가를 따라 하려 하지도 말고 ‘너답게’ 나가라고 조언했다”는 말에서 후배들을 향한 애틋한 진심이 묻어났다. 본인 또한 수많은 선배의 도움으로 성장했기에, 그 내리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또 평소 단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그는 이번 촬영을 통해 디저트에 대한 편견을 깼다고 밝혔다. 층층이 쌓인 맛의 레이어를 보며 “한 입에 먹는 명품이더라. 하나의 레이어를 만드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과정들을 보며 맛의 층을 깊게 느꼈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또한 5인의 뮤즈들이 각자의 성격대로 파트너를 돕는 모습도 흥미롭다고 시청 포인트로 짚었다. “묵묵히 뒤처리를 돕는 친구부터 살갑게 긴장을 풀어주는 친구까지, 해외 파티시에들과의 다양한 케미스트리가 디저트만큼이나 다채로운 그림을 만들어냈다”고 말해 본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언어를 넘어선 눈빛, 글로벌 팬들에게 전하는 선물
이번 프로그램은 아시아와 중동 등에 송출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소통의 비결로 꼽은 것은 눈빛과 호기심이었다. 외국인 파티시에들과 친해지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투박한 영어라도 살갑게 다가가는 용기가 언어의 장벽을 허물었다고 밝혔다. 특히 더운 나라에서 와 한국의 추위에 고생하는 파티시에들을 막내 동생처럼 챙기며 현장의 온도를 높였다.
윤시윤은 이번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99.9%가 해외 팬들을 향한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SNS로 소통하며 느꼈던 문화적 거리감을 ‘달콤함’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로 좁히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K-콘텐츠를 소비하는 해외 팬들이 한국 여행을 왔을 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디저트를 사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K-디저트의 실질적 글로벌 확장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장기적인 시리즈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는 윤시윤은 <Bite me Sweet>(바이트 미 스위트)가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궤를 달리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베이킹 실력을 겨루어 우승자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최종 우승팀에게 싱가포르 현지에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팝업 스토어를 오픈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출연자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글로벌 시장에 직접 선보이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확장 기회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은 최고의 디저트를 만들거나 맛을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만남 속에서 이벤트처럼 탄생하는 결과물, 우리들만의 에피소드에서 만들어지는 추억이 담긴 디저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윤시윤은 “한국 문화에 아직 낯설거나 치기 어린 10명의 출연자가 만드는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을지언정, 그 과정에서 쌓이는 추억이 곧 그들의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맛의 전달을 넘어선 진정한 의미의 문화 교류와 비즈니스 정체성 확립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선 윤시윤의 뒷모습에서 20년 차 배우의 여유와 청년 김탁구의 열정이 동시에 읽혔다.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로 약과를 꼽은 그는 “텐션을 올릴 때 디저트를 찾기도 한다. 소소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약과처럼, 그가 이끄는 <바이트 미 스위트> 역시 시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길 준비를 마쳤다. 윤시윤은 차기작 준비와 더불어 당분간 K-디저트의 매력을 전파하는 ‘사장님’으로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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