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부인’ 변우석, 신드롬 넘어 연기력 입증해야 [SW포커스]

'21세기 대군부인' 스틸컷. MBC 제공
'21세기 대군부인' 스틸컷. MBC 제공

“흔히 드라마는 공짜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 드라마 PD가 토로한 고충은 냉혹한 자본의 논리를 대변한다. 드라마도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입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큰 손’ 광고주는 필수적이고, 그들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팔리는 배우’ 캐스팅은 방송사와 제작사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연기력 못지않게 이미지가 중요해지고, 국내 시청자만큼이나 해외 판권 시장의 반응이 결정적인 지표가 된 현실이다. 

 

이러한 제작 환경의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 바로 MBC ‘21세기 대군부인’이다.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변우석이라는 톱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판타지 로맨스물로 캐스팅 단계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21세기 대군부인’은 ‘톱스타’ 변우석의 존재감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상반신이 드러난 샤워신으로 시작해 대범한 클로즈업 신에서도 굴욕 없는 비주얼로 마치 광고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국민이 사랑하는 대군’이라는 캐릭터에 걸맞은 수려한 외모는 시청자도 흐뭇하게 만들었다. 첫 방송 7.8%로 출발해 단숨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목전에 두며 방영 첫 주를 마쳤다. 

 

변우석은 긴 기다림 끝에 빛을 본 케이스다. 2010년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2016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데뷔했고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20세기 소녀’, ‘소울메이트’, ‘청춘기록’ 등을 거쳐 마침내 ‘선재 업고 튀어(2024)’를 만났다. 

 

'21세기 대군부인' 스틸컷. MBC 제공
'21세기 대군부인' 스틸컷. MBC 제공

‘선재 업고 튀어’의 신드롬급의 인기 이후 변우석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누적 광고 수익만 100억 원을 상회하며 명실상부한 대세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화려함 이면에는 그늘이 존재했다. 선업튀가 쏘아 올린 ‘변우석 신드롬’은 그의 연기력보다 스타성에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도 있었다. 

 

배우의 본질은 연기다. ‘선업튀’ 이후 차기작 결정까지 걸린 2년 동안 ‘배우 변우석’을 향한 대중의 기대치는 나날이 높아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21세기 대군부인’에서도 연기력을 두고 아쉬움이 터져나왔다. 대비와의 대면신이 특히 그랬다. 불안과 분노를 동시에 표현하는 대비(공승연)의 감정과 대사에 비해 변우석은 연신 경직된 표정과 단조로운 목소리 톤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캐릭터를 위해 분투하는 성희주(아이유)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최현(유수빈)과 사이에서도 그의 연기는 유독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제 단 2회만 방송됐을 뿐이기에 속단은 이르다.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비운의 대군 캐릭터 설정 때문인지, 혹은 아직 캐릭터를 온전히 체화하지 못한 탓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향후 이안대군이 마주할 복잡한 감정 변화를 어떻게 표현해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배우에게 대중의 기대만큼 무서운 건 없다. 기대를 만족으로 바꾸는 것도 온전히 그의 몫이다. 이제 ‘선업튀 신드롬’을 넘어 ‘배우 변우석’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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