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게 던졌어요.”
영점이 잡히지 않던 슛 감각, 한숨 대신 자기 암시를 걸었다. 이제껏 쌓아온 노력을 믿겠다는 의지였다. KB국민은행 강이슬은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 2차전서 터지지 않던 아쉬움을 털고 지난 12일 3차전서 3점슛 5개를 몰아넣었다. 그는 “‘정말 슛을 넣고 싶다는 마음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켰다”고 말했다.
평소와는 다른 슛 감각에 스스로도 의문이 들었다. 강이슬은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3점슈터다. 국제농구연맹(FIBA)이 그의 외곽슛 능력을 집중 조명할 정도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35.8%의 성공률로 총 69개의 3점슛을 적중했다. 하지만 PO 1, 2차전은 달랐다. 각각 3점슛 0개(6개 시도), 1개(6개 시도)에 그쳤다. 평소와 다른 낯선 모습이었다.
기다리던 반등은 PO 3차전에서 나왔다. 강이슬은 3점슛 5개(10개 시도)를 성공하며 16점을 몰아쳤다.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림을 가른 외곽슛에 KB는 81-55 대승을 거뒀다. 그는 “1, 2차전에 슛 성공률이 떨어지고, 컨디션도 평소와 달랐다”면서 “더 간절하게 던지고, 조금 더 욕심내서 던졌다. 이전에는 슛 찬스가 나더라도 조금 무리겠다 싶으면 참았었다. 잘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강이슬은 ‘1, 2차전 때 안 좋았다가 오늘 살아났다’는 취재진의 평가에 미소로 화답했다. “슛만 안 들어가지 나머진 다 잘하지 않았나요?”라고 방긋 웃었다. 실제로 강이슬은 외곽슛이 불발되자 골밑에 집중했다. 1, 2차전서 각각 14점 9리바운드, 12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3차전에선 골밑 자신감에 더해 3점슛 감각을 회복하며 위력을 되찾았다.
여유롭게 반대편 대진을 지켜본다. KB는 우리은행전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 선착했다. 하나은행-삼성생명 PO의 승자와 맞붙는다. 어떤 상대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KB를 감싼다. 강이슬은 “지금 우리 분위기, 선수들의 몸 상태를 보면 누가 오든 자신이 있고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감의 원천은 KB를 든든하게 지키는 삼각편대다. 허예은-강이슬-박지수로 이뤄지는 트리오는 올 시즌 정규리그서 평균 43점을 합작하며 1위 자리에 올랐다. 강이슬은 “3명 모두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다. 이전엔 잘 안 풀리는 상황이 되면 조급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여유가 생기니까 경기가 좀 안 풀려도 소통해서 안 되는 부분을 빨리 수정한다. 그러다 보니 안 맞는 타이밍이 더 줄어드는 것 같다. 챔프전에서도 좋은 호흡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신감이 가득하지만, 방심은 하지 않는다. 강이슬은 경계해야 할 포인트로 집중력 높은 리바운드 싸움을 꼽았다. 그는 “우리은행과 점수 차는 많이 벌어졌지만, 경기 중간중간 플레이가 정지되거나 한 순간 리바운드를 많이 뺏기는 구간들이 있었다”며 “3차전 전반에도 우리은행에게 더 많은 리바운드를 내줬다. 챔프전에서 상대의 슛 성공률이 좋거나, 우리가 떨어질 때는 이런 작은 포인트 하나가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신경 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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