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그리웠다.”
우완 안우진(키움)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넥센(키움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6억원은 구단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5년차였던 2022시즌, 날개를 활짝 폈다. 새 시대를 열었다. 선발로 30경기 나서 15승8패 224탈삼진 평균자책점 2.11을 마크했다. 포심 평균 구속이 153.5㎞(스탯티즈 기준)에 달했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에서 1위에 오르며 포효했다. 그해 골든글러브 투수상도 안우진의 차지였다.
탄탄대로라 믿었던 길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2023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며 쉼표를 그렸다. 그 사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문제는 소집 해제를 앞둔 지난해 8월,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마주한 것. 퓨처스(2군)서 팀 훈련을 하다 어깨를 다쳤다. 재활 막바지였던 안우진에겐 악몽 같은 일이었을 터. 어깨는 투수에게 예민한 부위다. 설상가상 부상을 둘러싼 여러 소문이 퍼져나갔다. 키움은 입장문까지 내야 했다.
주저앉지 않았다. 다시 재활에 돌입했다. 대만 스프링캠프에도 동행, 의지를 내비쳤다. 전담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빠르게 과정을 밟아나갔다. 당시만 하더라도 올 시즌 전반기 안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행히 지연 없이 순조롭게 과정을 밟아나갔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대만 캠프부터 프로그램을 짰다”면서 “본인 스스로 몸 상태가 좋다고 이야기하더라. 복귀 일정을 앞당기고 싶어 했는데, 흐름대로 진행시키기 위해 속도를 늦췄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다시 팬들 앞에 섰다. 12일 고척 롯데전이었다. 당초 9일 한화와의 퓨처스(2군)리그에 한 차례 등판하려 했으나 비로 인해 취소됐다. 그럼에도 그대로 가기로 했다. 안우진이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건 2023년 8월31일 인천 SSG전(6이닝 1실점) 이후 처음이다. 날짜로 계산하면 955일 만이다. 팬들의 환호 소리에 안우진은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많이 그리웠다”고 운을 뗀 뒤 “오랜만이었는데, 이상하게 크게 심장이 뛴다거나 긴장되진 않았다”고 웃었다.
예고된 1이닝. 안우진은 전력투구했다. 첫 공부터 전광판에 구속 157㎞가 찍혔다. 4구째 직구는 160㎞에 달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시스템 트랙맨 기준으론 159.6㎞였다. 올 시즌 최고 구속 신기록이다. 종전까진 곽빈이 3월29일 창원 두산전서 1회 말 맷 데이비슨에게 던진 5구째 직구 157㎞가 최고였다. 안우진은 “1이닝만 던지니 강약 조절 없이 던진 듯하다. 조금 여유 있을 때 세게 던지면 좋을 것 같아 힘을 더 쓴 것 같긴 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아직은 100%가 아니다. 조금씩 투구 수를 늘리며 경기 감각을 되찾고자 한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선 보다 다채로운 투구 패턴이 필요하다.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도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안우진은 “생각해보니 너무 ‘강·강’으로 가 투구 수가 많아진 듯하다. 경기 감각적인 측면이기 때문에 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BS는 좀 더 해봐야 알 것 같다. 차트 보면서 수정해 가려 한다. 포수랑 얘기도 많이 해야 할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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