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주어진 상황에만 집중하려고요.”
우완 투수 정우주(한화)는 일찌감치 특급 유망주로 분류됐던 자원이다. 최고 150㎞대 중반에 달하는 강력한 포심을 가지고 있다. 제구력과 커맨드도 수준급이라는 평가.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은 이유다. 실제로 눈부신 데뷔 시즌을 보냈다. 51경기서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작성했다. 외야수 안현민(KT)이 아니었다면, 정우주가 신인왕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득표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인왕 2위에 자리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올 시즌 다소 무겁게 출발했다. 개막 후 나선 3경기서 평균자책점이 13.50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1일 대전 KT전은 아쉬움을 남겼다. 7회 2사 1, 2루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폭투, 볼넷,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역대급 불펜 방화에 일조했다. 이날 한화는 7~9회만 대거 12실점하며 11-14로 패했다. 정우주는 “주변에서 기대해 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 잘하려다 보니 역효과가 났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간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소포모어 징크스(2년 차 징크스)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누군가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을, 또 다른 누군가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KS)까지 갔던 여파를 말하기도 했다. 신인으로서 큰 무대에 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다만, 그만큼 피로가 쌓였을 거란 분석이다. 선수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을 터. 정우주는 마음을 다잡았다. “독이 될 거란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세 제자리를 찾았다. 3일 잠실 두산전에서부터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일 인천 SSG전에서도 세 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시즌 첫 홀드를 챙기는 순간이었다. 정우주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좋았을 때의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밸런스들을 찾아갔다”고 전했다. 이어 “생각을 좀 바꾼 것 같다. 마운드 위에서 걱정이 많았다. 이젠 그냥 ‘타자들을 압도해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결과도 더 좋더라”고 웃었다.
여전히 앳된 얼굴, 하지만 더 이상 막내가 아니다. ‘필승조’라는 확실한 보직도 맡았다. 한층 더 성숙해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우주는 “1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한 타자 한 타자만을 생각하고 던진다”고 귀띔했다. 목표가 있다면 단연 우승이다. 정우주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한 시즌 완주하려 한다. 아직은 스스로 안정적이라 말하기 어렵지 않나. 좀 더 증명해야할 것 같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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