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국내인가 외국인가…열매 따는 순간, 드러난 KBL 제도의 아쉬움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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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국내 선수’다. 시상식을 앞두고 남자프로농구(KBL)의 아시아쿼터 선수 분류 규정이 또다시 아쉬움을 남긴다.

 

6개월 간의 대장정 끝에 열매를 딸 시간이다. 10개 구단 선수들은 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다. 올 시즌 흥행 열풍의 주인공인 신인들도 눈빛을 반짝인다. 하지만 ‘토종 신인상’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한국 국적이 아닌 아시아쿼터 선수도 국내 선수로 분류되는 KBL 규정에 따라, 강력한 1순위 후보 케빈 켐바오(소노)를 뛰어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상식에서 자국 선수들의 입지는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KBL은 2020~2021시즌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하며 시상 부문서 국내 선수로 분류했다. 2022~2023시즌 론제이 아바리엔토스(당시 현대모비스)가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3~2024시즌 이선 알바노(DB)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신인상 역시 조엘 카굴랑안(KT)의 몫이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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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까지는 일정 부분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시아쿼터 선수가 국내 샐러리캡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후 규정이 바뀌며 국내 샐러리캡에서 제외됐고, 일부는 외국인 선수 규정과 흡사하게 개정됐다. 이 같은 변화에도 자국 선수와 동일하게 경쟁하고 있는 점은 형평성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 시즌 신인들은 역대급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강성욱(KT·11.5점), 문유현(정관장·9.4점), 강지훈(소노·7.7점) 등 뛰어난 새싹들이 많다. 하지만 경쟁 상대 켐바오보다 기록에서 한발 뒤지는 건 사실이다. 켐바오는 KBL 2년 차지만 규정에 따라 지난 시즌 23경기 출전에 그쳐 신인 자격을 유지했다. 7일 기준 53경기 34분49초 출전 15.2점 6.5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상 경쟁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내 유망주들이 제도 속에서 기회를 잃는 현실은 아쉬움을 남긴다. 개정을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다. 여자프로농구(WKBL)가 2024~2025시즌 아시아쿼터 도입과 함께 신설한 ‘아시아쿼터선수상’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시즌에 나가타 모에(KB국민은행), 올 시즌엔 이이지마 사키(하나은행)가 수상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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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역시 제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수비 5걸’ 등을 폐지한 전례가 있다. KBL 관계자는 “시상 부문에서 아시아쿼터상을 신설하는 건 이사회 협의가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선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현행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상 부문을 넘어 제도 전반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쿼터 제도는 도입 초기와 달리 일부는 국내 선수, 일부는 외국인 선수 기준으로 혼재돼 있다”며 “기준 자체를 명확히 정리해야 시상 체계 역시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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