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의 고령층이 아닌 이상 반려동물 장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결국 알고도 장례를 치러주지 못하는 이들의 문턱을 낮추는 게 저희 임무입니다.”
펫닥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장례식장 브랜드 포포즈(FOURPAWS)가 새 시대를 열었다. 지난 2월 김만기 펫닥 신임 대표의 취임을 기해서다. 최근 서울 서초구 펫닥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반려동물 장례 비중이 40%도 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영점 확장을 통한 접근성 확대, 지자체와 협약을 통한 비용 지원 등을 꼽았다.
◆프리드라이프에서의 성공… “포포즈에 이식할 것”
김 대표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대표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는 “5년간 업계 리딩컴퍼니에 걸맞는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했고, 실제로 서비스 퀄리티를 높였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 경험과 노하우를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에 이식할 차례다. 김 대표는 “가족과 친지, 지인 등을 불러 3일장을 치르는 사람 장례와 비교해 반려동물 장례는 형식적 차이는 있지만 이별의 슬픔과 애도, 추모 같은 감정의 영역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지인들을 보면서 새삼 그러한 부분을 실감하곤 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가족… 딸 성화에 반려견 키우며 실감”
김 대표 역시 반려인이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보낸 슬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 이해한다. 사실 그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반려동물과 큰 인연이 없었다. 어릴 적 개에게 물린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고. 하지만 아내와 딸의 성화에 2018년 포메라니안 반려견을 입양했다. 딸은 자신의 이름 글자 하나의 아버지의 이름 글자 하나를 조합해 ‘민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 대표는 “처음 데려올 때만 해도 심리적 부담이 있었는데 같이 살다보니 정이 들어서 같이 산책도 하게 되더라”며 웃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하는 ‘강아지 절대 데려오지 말라던 아빠 근황’이란 밈이 현실이 된 것.
이런 일도 있었다. 김 대표는 “2020년쯤 민기와 외출을 하던 중 강아지가 갑자기 8차선 도로로 뛰어든 적이 있다. 달려오는 차들을 막고 달려들어서 몸을 날려서 민기를 구했다. 그러면서 무릎이 다 쓸렸다”며 “강아지를 보면서 ‘내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하곤 한다.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사실을 몸소 실감한 계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례비중 40% 미만… 매년 2~3개 직영점 늘려 접근성↑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이들의 사체 처리 방법은 ‘직접 땅에 묻음’(38.6%), ‘동물장묘업체 이용’(36.3%), ‘동물병원에 위탁처리’(18.3%),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6.7%) 순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으로 불법인 땅에 묻음이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합법이긴 하지만 사체를 종량제봉투에 넣어서 버리는 사례도 5%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법이면서 가족처럼 함께한 반려동물에 대한 예를 지킬 수 있는 동물장묘업체 이용의 비중이 채 40%도 되지 않는 실정. 전국 9개 직영점(경기광주점, 화성 1~2호점, 김포점, 양주점, 세종점, 김해점, 용인점, 일산점)을 운영 중인 업계 1위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김 대표는 우선 직영점을 더 늘려서 물리적 접근성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김 대표는 “미진출 지역을 위주로 매년 2~3개 지점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시장조사, 컨택, 인수 등을 업무를 전담하는 팀을 신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드라이프 대표 시절 5년 간 장례식장을 5곳에서 16곳까지 늘린 경험을 덧붙였다.
◆지자체 손잡고 비용지원… 인식 개선에도 앞장
김 대표가 진단하는 또 다른 배경은 비용 부담이다. 반려동물장례 비용은 기본 30만원대로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고려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사체를 땅에 묻거나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리는 것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김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이들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포포즈는 협력 지자체를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 부산시, 세종시, 경기 김포시·양주시·시흥시 등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각 지역시민이 반려동물 장례 시 일정 비용 지원을 시행 중인 것처럼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비용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부산시와 함께 선보인 라디오 및 TV 광고가 대표적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도, 펫티켓에 더해 반려동물 장례를 알리는 공익 광고로, 라디오는 지난달 6일, TV는 이달 7일부터 전파를 타고 있다. 포포즈 관계자는 “반려동물 등록이나 펫 티켓에 대해 홍보는 자주 접할 수 있는데, 합법 장례까지를 포함해 전 생애주기를 담은 반려동물 캠페인 공익광고는 국내 최초” 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포즈는 지난달 통과한 ‘서울시 동물보호 일부개정조례안’에도 입법 지원을 하면서 반려동물 장례문화 인식개선에 힘을 보탰다.
◆펫로스 등 사후케어도 신경… “문화정착 위해 정부 지원 절실”
그밖에도 김 대표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자 육성 체계 강화, 추모 상품 등 부가 서비스 확대, 수목장 및 산골장 등 자연장 추가 및 개선, I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표준화 등 목표에 더해 펫로스 증후군 케어도 언급했다. 펫로스란 반려동물의 죽음에 따른 보호자의 상실감과 정서적 혼란을 뜻한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 장례문화는 더디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관심과 법적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여전히 동물은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반려동물의 문화가 확장되는 속도를 법적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종량제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물건’으로 전락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사람도 상황에 따라 미리 장례를 준비하듯 반려동물의 장례도 미리 상담하면서 준비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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