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는 양 날개로 난다… 훌쩍 큰 유기상-양준석, 우승 동력으로

서로를 비추며 성장해 온 두 가드 유기상(왼쪽)과 양준석이 프로농구 LG의 정규리그 우승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사진=KBL 제공
서로를 비추며 성장해 온 두 가드 유기상(왼쪽)과 양준석이 프로농구 LG의 정규리그 우승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사진=KBL 제공

 

등을 맞댄 두 가드가 송골매 군단을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까지 견인했다.

 

마침내 매직넘버 숫자 ‘1’을 지웠다. LG는 3일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서 열린 KT와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87-60으로 승전고를 울려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이 중심에 선 주역들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2001년생 동갑내기 유기상과 양준석이다.

 

‘영혼의 단짝’인 만큼 둘의 인연은 꽤 길다. 초등학생 시절 라이벌 관계부터 연세대 재학 때는 함께 코트를 누비며 호흡을 맞췄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로에서도 한솥밥을 먹고 있다. 양준석이 얼리 엔트리로 먼저 프로 무대를 밟았고, 1년 뒤 유기상도 LG 유니폼을 입으며 재회한 것.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어 이번엔 정규리그 제패까지 합작했다.

 

서로가 서로를 끌어올리며 정상까지 올랐다. 둘에게 ‘안주’라는 선택지는 없다. 자연스레 경쟁과 자극이 공존하는 관계로 이어졌을 터. 곁에 있기에 더 치열해지고, 가까이 있기에 더 비교하게 된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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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했을 정도다. 양준석이 “어느새 옆에 있는 게 당연한 존재처럼 느껴진다”고 말한 배경이다. 유기상 역시 “서로를 보며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한 바 있다.

 

날이 갈수록 원숙해지고 있는 둘의 안정감은 시즌 마지막까지 번뜩였다. 양준석은 이날 경기서 10점 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마크, KT전 승리의 동력으로 우뚝 섰다. 종료 2분여전 터진 딥쓰리(장거리 3점포) 성공 장면은 단연 백미였다.

 

전반 무득점에 그쳤던 유기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외곽슛을 정확히 꽂아 넣으며 흐름을 다시 끌어올린 게 대표적이다. 벤치서 이를 지켜보던 양준석은 기다렸다는 듯 미소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유기상은 3점만 4개를 쏟아내 최종 12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3블록슛을 기록했다.

 

비단 한 경기의 활약이 아니다. 시즌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둘의 성장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유기상은 한층 발전된 ‘눈꽃 슈터’ 면모를 뽐내고 있다. 48경기 평균 12.4점을 쏘아올렸다.

 

무엇보다 3점슛 125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 중인 게 돋보인다. 38.7%의 3점슛 성공률까지 더해 외곽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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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석 역시 48경기를 뛰어 평균 9.7점 6.0어시스트를 수놓아 팀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경기를 조립해 나가는 능력이 매번 일취월장이다. 어시스트 부문 리그 3위에 올라 선두 이선 알바노(DB·6.6개)를 바짝 추격한다.

 

그의 리딩 역량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1398분53초를 소화한 가운데 어시스트 대비 턴오버 비율(AST/TO)은 4.7개로 383분41초를 뛴 신주영(한국가스공사·4.8개)에 이어 올 시즌 2위를 자랑한다. 만일 출전 시간을 누적 500분 이상으로 좁힌다면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선다.

 

함께였기에 더 단단해졌고, 결국 정상까지 닿았다. 조상현 감독이 시즌 전 내세운 ‘지속 가능한 강팀’의 밑그림 역시 유기상과 양준석의 성장이 전제였다. 두 가드의 가파른 상승 곡선이 LG의 우승과 정확히 맞물렸다는 평가다.

 

이들을 바라보는 사령탑의 입가에도 웃음꽃이 시도 때도 없이 번지는 배경이다. 그는 “(유)기상이와 (양)준석이의 성장 과정이 참 보기 좋다. 특히 작년을 거치며 많이 단단해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이젠 크게 터치하지 않아도 두 선수 모두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안다”고 강조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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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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