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미리 보는 챔프전?…박지훈 “경기 전 서로 인사도 안했어요”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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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음 단단히 먹었죠.”

 

우승하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이었다. 지난달 31일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펼쳐진 정관장과 LG의 맞대결. 일찌감치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순한 1, 2위 싸움이 아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두 LG에게 남은 정규리그 매직넘버는 단 2개였다. 만약, LG가 승리하면 그대로 정규리그 축포를 터트릴 수 있었던 상황. 2위 정관장 선수단은 의기투합했다. 적어도 안방에서 상대 팀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것만큼은 막고 싶은 마음이었다.

 

중요한 일전. 분위기는 마치 플레이오프(PO)를 방불케 했다. 일각에선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이라 보기도 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을 터. ‘캡틴’ 박지훈(정관장)은 “경기 전 LG 선수들이 인사를 하지 않더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왔구나 싶었다”고 귀띔했다. 박지훈 역시 생략했다. 평소 항상 먼저 가서 반가움을 표하는 스타일이지만, 이날만큼은 살짝 거리를 뒀다. 대신 동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에 더욱 집중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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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박지훈은 “벤치에서 (김)종규형, (전)성현이 형, (김)영현이 형이 우리가 백코트 할 때마다 쉴 새 없이 계속 (중요한 사안을) 짚어줬다.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 같다. 고맙다”고 전했다. 이날 정관장은 3쿼터까지 개인 턴 오버가 단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자랑했다. 박지훈은 “최대한 날리는 농구를 안 하려 했다”고 밝혔다.

 

간절함은 통하는 법이다. 정관장은 84-74, 10점 차 승리를 빚으며 포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최소 실점 1위를 자랑했다. 앞선 5차례 만남서 정관장은 평균 66.8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날은 한층 정교한 슛 감각을 자랑했다. 필드골 성공률서 52%-47%로 앞섰다. 승부처인 4쿼터에선 86%까지 올랐다. 특정 선수에게 기대지 않고, 골고루 터졌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홀로 19득점을 책임진 박지훈을 포함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자원만 6명이었다.

 

단순한 1승이 아니다. 이날의 승리 경험은 앞으로 큰 경기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LG가 총력전을 펼친 경기서 승리했다는 점은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면서 “사실 외인의 득점이 살짝 저조했는데,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도 리그 1위 팀을 잡을 수 있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박지훈 역시 “이런 경기서 이기면 기세가 좀 세지는 것 같다. 아쉬운 경기들도 있었는데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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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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