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9개월의 기다림을 끝내고 화려하게 복귀한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지형도를 다시 그렸다. 압도적인 글로벌 팬덤의 화력과 영미권의 호평을 끌어낸 이들은 K-팝의 정점에 선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글로벌에 각인시켰다.
31일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타이틀곡 ‘스윔’(SWIM)이 4월 첫 주 핫100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이 차트에서 통산 7번째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썼다.
‘아리랑’ 역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100과 빌보드200에서 곡과 앨범을 동시에 1위로 데뷔시킨 기록을 2차례 이상 달성한 역사상 최초의 그룹이 됐다.
수록곡들도 글로벌 열풍의 중심에 섰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14곡 전곡이 핫100 진입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1위 ‘스윔’부터 9위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까지 1∼9위를 싹쓸이했다.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세운 단일 주간 1~9위 점유 기록과 동일한 수치다.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는 1∼10위까지 수록곡으로 채웠다. 기존 테일러 스위프트의 9곡,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의 3곡 동시 점유 기록을 넘어선 최초의 성과다.
군 복무로 인한 긴 공백기 이후에도 화력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공백기 동안 변하는 음악 트렌드와 팬덤 이탈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킨 방탄소년단은 테얼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최정상급 팝스타만이 누리던 앨범·싱글 빌보드 동시 1위의 반열에 그룹으로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다.
K-팝 스타로서도 독보적이다. 지금까지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오른 K-팝은 방탄소년단과 멤버 지민, 정국의 솔로곡, 그리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인 ‘골든’(Golden)이 유일하다. 방탄소년단이 K-팝 시장에서 대체불가능한 아티스트라는 것을 빌보드가 확인시켜준 셈이다.
일각에서는 영어 가사 비중 등에 아쉬움을 드러내긴 했지만 영미권 주요 매체에서는 호평 일색이다. 미국 롤링스톤은 아리랑에 대해 “그룹의 정체성과 한국적 뿌리를 강조하는 동시에 음악적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갔다. 특유의 자신감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무대를 다시 장악할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롤링스톤 UK 또한 “걸맞은 규모와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고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설계됐다”고 극찬하며 앨범에 5점 만점을 부여했다.
컴백 직후 글로벌 음악 시장을 뒤흔든 방탄소년단의 다음 목적지는 내년 초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다.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는 명성만큼이나 수상이 까다롭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3년 연속 후보에 오르고, 단독 공연을 펼쳤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아리랑’은 미국 그래미 어워드 수상 이력의 디플로, 라이언 테더, 엘 긴초 등 세계 최정상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동시에 이번 앨범이 한국적 색채를 깊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어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선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점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총괄 프로듀서인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빅히트 뮤직 프로듀서 피독 등이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 투표 회원으로 선발돼 활동 중인 만큼 힘을 보탤 수 있다.
하반기에 예정된 월드투어는 수상을 위한 가장 강력한 현장 프로모션이자 아카데미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결정적 열쇠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미국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면 그래미 어워즈에서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성을 모두 잡은 완성형 아티스트로서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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