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업계는 ‘숏숏숏’] 너도나도 뛰어드는 ‘짧은 영상’…콘텐츠 유통 질서가 바뀐다

넷플릭스·디즈니+ 등 글로벌 OTT부터 티빙·왓챠 등 토종 플랫폼까지 숏폼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며 콘텐츠 유통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질적 성장마저 담보된다면 숏폼 시장은 서브 장르를 넘어 콘텐츠 생태계의 주류 질서를 재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넷플릭스가 지난해 모바일 앱에 도입한 세로형 피드.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디즈니+ 등 글로벌 OTT부터 티빙·왓챠 등 토종 플랫폼까지 숏폼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며 콘텐츠 유통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질적 성장마저 담보된다면 숏폼 시장은 서브 장르를 넘어 콘텐츠 생태계의 주류 질서를 재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넷플릭스가 지난해 모바일 앱에 도입한 세로형 피드. 사진=넷플릭스

 

짧고 강렬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플랫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외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부터 영화·웹툰업계까지 짧은 영상 포맷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면서 숏폼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과거 숏폼이 단순히 본편 홍보를 위한 스낵 컬처나 챌린지용 수단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짧은 호흡을 겨냥한 독립적인 장르로 격상했다. 특히 시청 호흡이 짧아진 디지털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플랫폼 간의 주도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긴 서사 구조를 과감히 탈피하고 핵심 서사만을 압축해 몰입감을 극대화한 전략이 업계의 새로운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숏폼 경쟁 뜨거운 OTT시장

 

디즈니+ 버츠
디즈니+ 버츠

 

글로벌 OTT 디즈니+는 최근 쇼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로형 영상 피드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를 알렸다. 세로형 숏폼 영상 피드 서비스 버츠(Verts)를 미국 사용자 대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곧 선보일 예정이다. 디즈니+가 서비스 중인 영화 및 TV 시리즈의 일부 장면을 짧게 편집해 릴스 형태로 제공한다.

 

숏폼 시장에 소극적이었던 넷플릭스 역시 최근 콘텐츠를 짧은 영상으로 미리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세로형 비디오 피드 기능을 추가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 모바일 앱을 소셜 플랫폼과 유사한 구조로 개편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말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앱을 전면 개편해 소셜 미디어형 비디오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까지 존재한다. 업계 1위 OTT마저 숏폼을 중심으로 서비스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은 콘텐츠 유통의 무게중심이 이미 이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티빙 자체 제작 숏폼 콘텐츠 '티빙 숏 오리지널'
티빙 자체 제작 숏폼 콘텐츠 '티빙 숏 오리지널'

 

국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티빙은 2024년 12월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숏폼 서비스를 개시했다. 앱 내 쇼츠 탭에서 티빙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하이라이트를 1분 분량으로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티빙 숏 오리지널’을 론칭해 자체 제작 숏폼 드라마를 다수 선보였다. 

 

또 다른 토종 OTT 왓챠도 숏폼 드라마 전문 플랫폼 숏챠를 운영 중이다. 오리지널 드라마를 비롯해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숏폼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지난해 미국 iOS와 안드로이드에도 공식 출시하며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의 중심지인 미국에 본격 진출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 웹툰기업까지 가세

 

kt 스튜디오지니 숏폼드라마 '자만추 클럽하우스'(좌), '청소부의 두 번째 결혼'(우) 포스터
kt 스튜디오지니 숏폼드라마 '자만추 클럽하우스'(좌), '청소부의 두 번째 결혼'(우) 포스터

 

숏폼 시장의 팽창은 콘텐츠를 만드는 쪽의 판도도 바꾸고 있다. KT는 지난해 숏폼 콘텐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산하 미디어 제작사인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포지셔닝해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신병’·‘금쪽같은 내 스타’ 등 롱폼 드라마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것을 토대로 숏폼을 미래형 콘텐츠로 삼겠다는 의지다.

 

오기제 kt 스튜디오지니 콘텐츠사업본부 상무는 “북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 특유의 프리미엄 숏폼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숏폼은 스낵 컬처를 넘어 일상의 메인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글로벌 메가 IP 리메이크와 풀 AI 숏폼 제작을 통해 K-숏폼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새롭게 정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4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제작사 쇼박스도 숏폼 드라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월 첫 숏폼 드라마 ‘브라이덜샤워: 사라진 신부’, ‘망돌이 된 최애가 귀신 붙어 찾아왔다!’의 제작 소식을 알렸다. 영화·드라마 분야에서 쌓아온 기획 및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참신한 소재의 숏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쇼박스 측은 “차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레진코믹스, 봄툰 등을 운영하는 키다리스튜디오의 자회사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숏폼 드라마 전문 플랫폼 레진스낵을 한국과 미국, 일본에 동시 론칭했다.

 

플랫폼 업계의 숏폼 전쟁은 이제 막 본격적인 서막을 열었다. 다만 단순한 자극에만 매몰돼 차별화된 기획력과 작품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의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기 어렵다. 짧은 영상 안에서도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과 차별화된 개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승부처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퀄리티 또한 보장된다면 숏폼은 단발성 유행을 넘어 차세대 콘텐츠 시장을 이끌 핵심축이 될 수 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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