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행사 90% 고사한 ‘배수의 진’…‘현역가왕3’ 홍지윤, 1억 기부로 완성한 가왕의 품격

사진설명= 가수 홍지윤이 지난 10일 현역가왕3(MBN) 최종회에서 제3대 가왕으로 호명됐다. 그는 이번 우승 상금 1억 원을 전액 기부하며 5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사진설명= 가수 홍지윤이 지난 10일 현역가왕3(MBN) 최종회에서 제3대 가왕으로 호명됐다. 그는 이번 우승 상금 1억 원을 전액 기부하며 5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2026년 3월, 대한민국 트로트계에 새로운 여왕이 탄생했다. 압도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가수 홍지윤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현역가왕3(MBN)에서 쟁쟁한 현역 가수들을 제치고 제3대 가왕의 왕관을 썼다. 과거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2에서 선 타이틀을 얻은 지 5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이겨낸 도전... 팬들의 믿음이 원동력

 

22일 만난 홍지윤은 우승의 기쁨보다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을 먼저 이야기했다. 이미 탄탄한 인지도를 쌓은 ‘현역’이 다시 서바이벌 경연에 뛰어드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 자칫 순위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기존의 명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홍지윤은 “현역가왕 출연을 결심했을 때 팬분들의 반대가 있었다. 이미 선으로 경연 프로그램에 나왔는데 왜 다시 힘든 길을 가느냐는 걱정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안주보다 성장을 택했다. 홍지윤은 “제가 새로운 시도도 할 줄 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승자로 호명되던 순간, 실망시켜 드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교차하며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번 경연을 위해 직접 의상 시안을 그리고, 일본어와 엔카를 공부하는 등 무대 뒤에서도 치열한 노력을 쏟았다. 덕분에 본선 3차전에서는 직접 제작한 빨강 도트 무늬 의상을 입고 김지애의 미스터 유를 완벽히 소화해 4주 연속 대국민 응원 투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1억 상금 전액 기부 “5년 전 나 자신과의 약속”

 

홍지윤은 우승 상금 1억 원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해 훈훈함을 더했다. 사실 경연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소속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일정만을 소화하고, 들어오는 행사의 90% 이상을 고사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에너지 분배와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다. 때문에 방송을 할수록 마이너스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기부를 선택한 이유는 5년 전 자신과 했던 약속 때문이다.

 

홍지윤은 “과거 경연에서 이루지 못했던 기부 약속이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다. 트로트는 어르신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장르이지 않나. 몸이 불편하시거나 생활이 힘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 저는 아직 젊고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벌 시간이 많으니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이러한 진심은 대중에게도 전달됐다. 홍지윤은 최근 화제성 지수에서 박보검, 기안84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며 ‘홍지윤 신드롬’을 입증했다. 한국 민요 ‘뱃노래’와 일본 민요 ‘소란부시’를 결합한 한일 버전 ‘뱃노래’ 무대는 레전드 무대로 손꼽힌다. 

 

◆시련은 나를 단단하게 만든 밑거름

 

홍지윤의 노래가 유독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가 겪어온 시련과 무관하지 않다. 국악 전공자였던 과거 성대 낭종과 다리 마비라는 신체적 한계를 겪으며 꿈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꺾이지 않았다. 결승 2차전에서 박상철의 울엄마를 선곡해 기교를 절제한 정석적인 발성으로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홍지윤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며 팬분들을 떠나보내는 아픔도 겪었다. 암 투병 중에도 제 노래로 힘을 낸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이 장르가 단순히 즐거움을 넘어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가 아파봤기에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작곡가 윤명선은 그의 무대를 보고 “국민 가수의 초입을 걷기 시작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가왕의 자부심 “K-트로트의 세계화 꿈꿔”

 

홍지윤의 도전은 이제 국내를 넘어 일본으로 향한다. 다가올 한일가왕전(MBN)에서 일본 대표들과 맞붙는 국가대표 가왕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일본 관객들에게 한국 정통 트로트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동시에 일본의 엔카를 소화하며 우리가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차기 활동에 대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31살의 나이에 할 수 있는 파격적인 무대부터 품격 있는 음악까지,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서 좌절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홍지윤은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 스스로 자립할 힘을 길러야 한다. 동굴에 갇혀 자책할 시간에 자신을 연구하고 갈고닦으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저 역시 10년 뒤에는 멘탈적으로 더 단단해진, 트로트를 세계로 확장하는 가수가 되어있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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