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통령’ BTS, 조선시대 ‘왕의 길’ 걷는다 [BTS가 다시 여는 K-컬처]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엿새 앞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외벽에 BTS 컴백 공연 관련 광고가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엿새 앞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외벽에 BTS 컴백 공연 관련 광고가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제공

 

 ‘21세기 문화 대통령’ 방탄소년단이 서울의 중심에서 새 역사의 발걸음을 내디딘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컴백 공연은 전통의 K-헤리티지와 현대의 K-팝이 만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단순한 공연을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와 전통이 만나는 상징적인 의미를 전 세계에 전파할 기회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을 개최해 신보 무대를 최초 공개한다. 새 정규앨범 아리랑(ARIRANG)은 구전으로 전승되고 재창조돼 온 한국의 전통 민요다. 19일 빅히트 뮤직은 “한국에서 출발한 그룹이라는 정체성과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은 그리움, 깊은 사랑을 음악에 녹이고자 했다. 방탄소년단의 정체성과 신보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인 그룹 BTS 공연을 앞두고 경찰이 종합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행사 당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 최대 26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4개 구역(코어존, 핫존, 웜존, 콜드존)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15개 세부 구역으로 세분화해 관리할 계획이다. 뉴시스 제공
다음 달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인 그룹 BTS 공연을 앞두고 경찰이 종합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행사 당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 최대 26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4개 구역(코어존, 핫존, 웜존, 콜드존)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15개 세부 구역으로 세분화해 관리할 계획이다. 뉴시스 제공

◆방탄소년단이 걸을 ‘왕의 길’

 

 조선의 왕이 걷던 길을 방탄소년단이 걷는다. 하이브는 국가유산청에 ‘K-헤리티지와 K-팝 융합 공연’을 목적으로 경복궁(근정문, 흥례문), 광화문 및 광화문 월대 권역(담장 포함), 숭례문 등의 장소 사용을 신청했다. 멤버들은 경복궁에서 출발해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 광장 한복판으로 이동하는 왕의 길 오프닝을 통해 서울의 문화유산을 조명할 예정이다. 각자 병역을 해결하고 3년여만에 다시 모여 등장하는 이번 퍼포먼스는 공연의 백미다. 방탄소년단은 광화문 광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는 최초의 아티스트다.

 

 새 앨범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의 정체성과 지난 여정에서 쌓은 정서를 아우른다. 1시간 동안 진행될 공연에서는 타이틀곡 스윔(SWIM)을 비롯한 신곡들이 최초 공개된다. 그간 다면적인 메시지를 담아 음악의 힘을 보여준 이들은 스윔을 통해 삶에 대한 사랑을 화두로 던진다.

 

 대한민국의 상징인 광화문은 보랏빛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 전 세계 아미(팬덤)는 공연이 열릴 광화문과 아리랑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실시간 생중계되는 것도 어느새 국가적 자산이 된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번 컴백 무대는 음악적 성취를 넘어 거대한 문화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26만명 몰린다…안전 대비 총력

 

 전무후무한 무료 공연 개최 소식에 전 세계 아미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미와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티켓추첨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광속 매진됐다. 광화문 광장 내 지정 좌석 및 스탠딩석은 모두 2만2000여명 규모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했어도 현장의 열기를 함께하려는 국내외 인파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부터 시청, 숭례문 일대까지 최대 26만명의 인파가 예상되면서 정부와 관계기관은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K-컬처의 위상을 보여주는 행사인 만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공연 당일 종로구와 중구 일대는 다중운집인파재난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된다.

 

 경찰 경호 인력 약 6500명, 서울시 현장 대응 인력 약 3400명이 배치된다. 서울시는 시민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주최 측인 하이브는 4300여명의 질서 유지 요원을 투입해 현장 보완에 나선다.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특공대가 전 구역을 수색하며 출입구 30여곳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된다.

 

 사고 방지를 위해 세종대로 일대의 단계적 통제가 이뤄지고 공연장 인근의 광화문역, 경복궁역 등은 무정차 통과된다. 인파 사고와 문화유산 훼손을 차단하기 위해 공연 당일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서울역사문화박물관 등도 휴관한다. 이미 공연을 전후로 주변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서울시에서 합동 점검반을 운영 중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엿새 앞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외국인관광객이 BTS 컴백 공연 관련 래핑 광고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엿새 앞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외국인관광객이 BTS 컴백 공연 관련 래핑 광고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K-팝을 넘어 K-컬처의 전파

 

 이번 광화문 공연은 K-팝과 글로벌 팬덤이 빚어낸 문화적 영향력의 결정체다.

 

 주목할 것은 팬덤을 매개로 한 문화 전이(Cultural Transition) 현상이다. 오늘날의 팬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K-팝이라는 원천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언어와 감성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프로슈머로 진화했다. 이 자발적인 2차 창작이야말로 국가 주도의 일방향 홍보가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동력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이런 현상을 통해 실증되고 있다. 전혀 다른 문화권의 팬들이 방탄소년단의 아리랑에 담긴 역사적 함의를 스스로 추적하고, 공연 장소인 광화문이 한국 현대사에서 갖는 의미를 찾아 공유한다.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열흘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전광판에 BTS 컴백 공연 관련 광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열흘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전광판에 BTS 컴백 공연 관련 광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아티스트가 입은 옷, 취향이 담긴 아이템, 즐겨 먹는 음식까지 팬심이 닿는 모든 곳에서 문화 전이는 조용히 시작된다. 그 시작점에는 언제나 원천 IP인 K-팝 아티스트가 있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힙하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진정한 K-앰배서더의 역할이다. 광화문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그 역할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무대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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