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고아성 "'파반느' 문상민과 촬영, 상사병 같은 잔상…안도감 들어"

-넷플릭스 '파반느' 멜로 연기 위해 기다려
-상사병 같은 잔상, 시청자 반응에 안도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이종필 감독)는 상처를 가진 세 청춘이 서로를 위로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 영화다. 고아성은 세상의 시선을 피해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일하는 미정 역을 맡았다. 미정은 어두운 성격 때문에 주변에서 공룡이라 불리며 소외당한다. 하지만 자신을 편견 없이 대하는 경록(문상민)을 만나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18일 만난 고아성은 인터뷰 시작 전 가볍게 노래를 흥얼거렸다. “영상화 되길 오래 기다렸다”라며 에너지를 끌어올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더 신나게 하기 위함이란다. 고아성은 “나는 평소 최고의 영화는 사랑 영화라고 생각할 정도로 고전 멜로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멜로 연기는 늘 아껴두고 싶었다. 이번 작품은 10년 전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부터 출연을 꿈꿔왔던 작업이다. 배우로서 개인적인 소망을 원 없이 이룰 수 있었다”라고 밝게 웃는다.

 

이어 “진짜 사랑은 혼자 있을 때도 사람을 든든하고 씩씩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믿는다. 극 중 미정이 혼자 있을 때도 경록이 준 마음 덕분에 씩씩하게 일하고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미정은 외형적으로나 내면적으로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하는 인물이었다. 노메이크업 상태로 촬영에 임했고, 일부러 몸무게를 늘리기도 했다. 옷 역시 가장 어울리지 않는 길이의 의상을 골라 입었다. 퍼스널 컬러나 체형 분석 같은 소위 ‘보여지는 직업’으로서 관리해온 조건들에 역행하는 과정을 거쳤다.

 

고아성은 “모두 직접 낸 아이디어였다”며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예뻐 보이려는 모든 노력을 멈췄다. 미정은 거울을 보기 싫어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 안에 거울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화장할 때도 옷장 속 작은 거울 앞에 밥상을 가져다 놓고 하는 장면을 만들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한다.

 

이러한 외적인 변화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내면의 나약함을 마주하는 일이었단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결핍이 있을지언정 늘 올바름을 향해 나아가고 믿음을 고수하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실제의 저는 나약하고 자신 없을 때가 많다. 이 작품을 하려면 내 안의 못난 부분을 여실히 받아들여야 했다. 오히려 그 나약함을 인정하고 나니 현장에서는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함께 연기한 배우 문상민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200점 만점”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상대역인 문상민의 큰 키와 새로운 눈빛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문상민 배우는 내가 상상하던 경록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눈빛을 보며 ‘너를 기다려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촬영 내내 상사병 같은 잔상이 남았다. 내가 진짜 영화를 찍은 것인지, 아니면 실제 어떤 시절을 보낸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깊이 몰입했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며 경록의 잔상이 남는다고 말해주는 것을 보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생각에 안도했다”라고 연기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이종필 감독과의 협업 또한 고아성에게는 큰 힘이 됐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이다. 서로의 속도에 맞춰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아성은 “이 감독님은 전사가 충분하지 않은 등장조차 배우의 의지로 표현되게끔 신뢰를 주는 분이다. 촬영을 위해 갔던 아이슬란드에서 감독님과 문상민을 태우고 제가 직접 운전을 하며 오로라를 봤던 추억도 소중하다. 그런 기억들이 영화의 감성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터뷰가 끝나고 다시 한번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미정은 이제 결코 이전의 어둠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경록에게 받은 그 따뜻한 빛을 품고, 혼자 있어도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청춘을 보내는 분들과 이미 그 시절을 지나온 분들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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