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탑승 직전 바뀐 오러클린 행선지…“6주 뒤엔 또 모르죠”

사진=이혜진 기자
사진=이혜진 기자

“정말로 호주행 비행기 타기 직전이었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인생이라 했던가. 극적으로 성사된 잭 오러클린의 삼성행이다. 오러클린은 지난 9일 일본 도쿄돔 마운드에 올랐다. 호주 국가대표로서 한국과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전에 나섰다. 3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정확히 일주일 뒤인 16일 삼성과 손을 잡았다. 6주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5만 달러에 사인했다.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생각보다 키도 크고 몸이 좋더라”고 말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오러클린은 WBC를 마친 뒤 일본에 잠시 머물고 있었다. 몇몇 미국 구단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 호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위탁 수화물을 부친 뒤 보안검색대를 거쳐 면세점까지 통과했다. 그때였다.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공항 밖으로) 나오라”는 연락이었다. 오러클린은 “보딩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안 관계자 등이) 인솔해줘서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다소 급작스러웠지만, 기회라 생각했다. 오러클린은 “호주 외의 나라에서 뛰어보고 싶었다. 미국 다음으로 한국을 생각했던 것 같다. (제안이 왔을 때) 도전해보자 싶더라”고 말했다. 동료들의 이야기도 큰 도움이 됐다. 투수 라클란 웰스(LG), 제리드 데일(KIA) 등이 먼저 아시아쿼터로 KBO리그 무대로 진출했다. 모두 호주 대표팀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오러클린은 “웰스와 먼저 대화했는데, 한국 리그나 생활에 대해 좋은 점을 많이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그렇게 오러클린의 행선지는 한국으로 정해졌다. 일단 단기 맷 매닝의 대체 카드로 출발하지만, 오러클린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오러클린 역시 의지를 불태웠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러다 보면 6주 뒤 좋은 소식이 들릴 수도 있지 않나. 시즌 끝날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감독도 “선발 로테이션서 자기 역할을 꾸준히 해준다면, 굳이 적응을 마친 선수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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