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부터 KBO리그 최고 타자 김도영(KIA)까지. ‘강한 1번’의 위력을 KBO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까.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 야구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특히 타선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일궜다. 바로 ‘강한 1번타자’ 카드다. 팀 내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지닌 김도영을 타순 맨 앞으로 전진 배치, 공격 기회를 극대화하려는 시도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확산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 대표팀도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뗐다. 이에 KBO리그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낯선 개념이 아니다. 일본은 이번 대회서 오타니를 1번 타자로 기용했고, 베네수엘라 역시 빅리그 최우수선수(MVP) 경력에 빛나는 외야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리드오프로 내세웠다. 최고의 타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타순을 최대한 앞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송재우 TVING 해설위원은 “1회에만 선두타자로 시작할 뿐, 리드오프는 타순상 가장 많은 공격 기회를 갖게 된다”며 “팀 내 최고 타자를 앞쪽에 배치하면 한 타석이라도 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경기 초반부터 상대 투수에게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전략은 데이터 분석과 세이버메트릭스 연구를 통해 효과가 확인되면서 현장과 프런트의 협업 속에서 트렌드가 됐다”고 덧붙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끈 대표팀도 강타자인 김도영에게 최대한 많은 타석을 주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공격의 출발점이 되는 게 골자다. 실제로 그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내 최다인 22타석을 소화했다. 조별리그 대만전에선 투런포와 2루타를 터뜨리는 등 파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든 팀이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송 위원은 “무작정 모방하는 것보단 우리 팀의 선수 구성에 맞는 전략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대표팀은 뒤에 장타력 있는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김도영을 1번에 두는 구성이 가능했지만, KBO리그 구단들은 팀 전력과 선수층에 따라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BO리그의 현실은 아직 거리가 있다. 2026시즌 시범경기도 상당수 구단이 전통적인 구상을 유지하는 듯하다. 대부분은 출루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발 빠른 타자를 1번에 두고 장타자를 3∼5번 클린업에 배치하는 구조다. 물론 정규리그 개막 이후 다른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송 위원은 “요즘 KBO리그 구단들서 데이터 분석팀이 자리 잡은 지 오래인 만큼, 팀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은 갖춰졌다”면서 “팀 전력에 맞는 전략이라면 일부 구단에서 ‘강한 1번’을 실험해 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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