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베테랑 류현진(한화)을 향해 꺼낸 말이다. 사실상 태극마크를 단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두 차례 선발 등판을 책임지는 등 헌신을 다했다. 이에 사령탑이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은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서 열린 WBC 준준결승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으로 패했다. 대회 규정상 7회 기준 10점 차로 벌어지면서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WBC는 조별리그와 준준결승에서 5회까지 15점 차, 또는 7회까지 10점 차 이상 벌어지면 경기를 종료한다.
이날 한국은 선발 류현진을 포함해 총 9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의 막강한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한국 투수진은 9피안타와 6볼넷을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2회 흐름이 크게 흔들렸다. 류현진이 3실점을 기록한 뒤 강판됐고, 노경은(SSG), 박영현(KT), 곽빈(두산) 등이 차례로 등판했지만 3회까지 7점을 내주며 흐름을 내줬다.
타선도 침묵했다. 한국 타자들은 도미니카 선발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싱커에 틀어막힌 것. 이후에도 좀처럼 도미니카를 공략하지 못했고, 이날 총 2안타를 만드는 데 그쳤다.
류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의 대표팀 헌신을 강조했다. “감독에 부임한 뒤 꾸준하게 대표팀에 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성적, 행동, 태도 모두 모범적이었다”면서 “(오늘) 2회 마지막을 채우지 못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대표팀 최고참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류현진의 대표팀 승선은 2010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16년 만이었다. WBC 대회에선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백전노장의 나이로 이번 대회 종횡무진했다. 최종 성적은 선발 등판 두 차례, 4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출전으로 국가대표로선 마지막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 야구의 높은 벽을 다시 확인한 무대이기도 했다. 류 감독은 “상대 팀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1라운드를 잘 마무리해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도미니카에 비해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표팀에 30대 후반 선수들도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경험으로 삼았으면 한다. 또 이 계기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당면과제도 언급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세계 무대 경쟁력을 높이려면 KBO리그 각 팀서 국내 선발 투수들이 더 많은 기회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제대회에서의 (직구) 구속 차이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이 학생 야구부터 차근차근 만들어져서 좀 더 경쟁력을 갖춘 대표팀이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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