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만능퍼즐 ‘두사남 단종이’ 박지훈, 이천 넘어 잠실 꿈꾼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이젠 이천 밥이 아니라, 잠실 밥을 먹을 때죠(웃음).”

 

어느덧 프로 데뷔 7년 차, 절치부심의 세월을 버티고 또 버텼다. 내·외야 유틸리티 박지훈(두산)의 시선은 1군 무대로 향한다. 지난해 막판 대활약에 이어 새 시즌 시범경기서 연일 인상적인 타격으로 두터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지훈은 13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서 열린 키움과의 시범경기에 7회 말 대타로 출전, 쐐기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8-1 대승을 이끌었다. 상대 우완 김성진이 던진 2구째 던진 시속 148㎞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 위로 넘겼다.

 

단숨에 5점에서 7점 차로 격차를 벌린 장면이다. 두산이 제공한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타구는 타구 속도 159㎞, 발사각 25.6도, 비거리 114.3m가 기록됐다.

 

연이틀 대타로 나와 안타 행진 중이다. 하루 전 같은 곳에서 열린 키움전 역시 6회 말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바 있다. 박지훈은 경기 뒤 “출전 기회가 소중하다. 한 타석, 두 타석 주어진 기회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가는 중”이라면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멘토’ 박찬호의 조언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지훈은 “타석에서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스윙하라는 말을 자주 해주신다”며 “특히 타석 준비할 때 긴장하지 않도록 항상 충분히 릴렉스하라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지금 대타로 나와 떨지 않는 건 다 (박)찬호 형 덕분”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퓨처스리그(2군) 무대는 이제 좁다. 1군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2군 성적만 놓고 보면 이미 두각을 드러낸 지 오래다. 군 제대 직후인 2023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17(287타수 91안타)을 기록하며 꾸준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직전 시즌엔 마침내 1군서도 묵직한 예고편을 남겼다.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타율 0.452(42타수 19안타)를 작성한 게 대표적이다.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매력도 넘친다. 마산고 시절 그는 마운드를 책임지는 에이스였다. 7년 전 신인 드래프트서 두산의 선택은 ‘내야수 박지훈’이었다. 당시 2차 5라운드 49순위 호명을 받았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엔 한 발 더 나아가 외야까지 커버하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령탑의 기대도 크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박지훈은 내, 외야에서 번갈아 활용할 계획”이라며 “발이 빠르고 어깨도 좋고 내야 수비도 괜찮다. 외야는 본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곧잘 한다. 타격도 준수하다”고 평가했다.

 

외야수를 준비하는 과정은 치열했다. 그렇다고 내야 준비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캠프 때는 내야 수비를 기본으로 소화하되, 여가 시간을 줄인 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외야 글러브를 든 채 추가 훈련을 가져갔을 정도다.

 

박지훈은 “두 포지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차라리 하나만 잘하지’라는 말을 듣기 쉽다”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두 포지션 모두 더욱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그는 “작년 이천(2군)에 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올해는 시범경기를 끝으로 다시는 내려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잠실에서 오래 뛰고 싶다”고 했다.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프로 7년 차를 맞아 처음으로 자신의 응원가도 생겼다. 박지훈은 “타석에 들어갔는데 응원단장님의 큰 목소리와 함께 응원가가 나오는 걸 보고 감동받았다”며 “팬들이 불러주는 걸 다 들었는데 정말 뭉클했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1200만 관중에 빛나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주연 배우 ‘박지훈’ 덕분에 이름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팬들께서 내게 별명(‘단종이’)도 붙여주셨다. 나도 캠프 끝나자마자, 극장 가서 재밌게 봤다”며 “(배우 박지훈의) 인지도를 뛰어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못 이긴다. 대신 프로야구에 ‘선수 박지훈’이 총 3명 있는데, 여기에선 1등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맞대결도 지고 싶지 않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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